아무도
못 말린 개구쟁이
지금은
누구나 우러러보는
―오선자(동시인), ‘변신’
변신의 계절이다. 대추꽃이 대추로 변신하고 밤꽃이 밤송이로 변신하고 밤송이가 밤을 툭툭 떨어트리고 밤송이가 빈집으로 변신한다. 붉은 고추가 고춧가루가 되어 김장 때를 기다리고 작은 씨앗이 무럭무럭 싹틔워 배춧속을 채워가고 무가 나날이 굵어지고 사람들은 긴소매 옷을 준비하고 나날이 짧아지는 해를 따라 귀가도 빨라진다.
오선자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걱정을 사던 개구쟁이 피노키오가 큰 인물로 변신을 했다고 한다. 더는 코가 길어지지 않는 인물이 되어 변함없이 센텀 캠퍼스 디지털문예창작과 앞을 지키고 있다. 창의성을 상징하는 아이로 변신이다. 수시로 변하던 코가 더는 변하지 않는 상태로 변신했으며, 아이가 누구나 우러러보는 큰 인물로 변신했다. 가을엔 피노키오와 상의하여 작가 꿈을 꾸는 것도 변신이다. 시인·계간 디카시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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