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이 어려운 무더운 여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낮보다 밤 산책이 좋다. 휘황찬란한 도심의 야경도 멋지지만, 별빛과 달빛이 은은하게 비친 거제 밤바다는 고요하고 평화롭다. 거제의 대표 관문인 거가대교, 흥남철수작전으로 평화의 상징이 된 장승포항, 옥포대첩의 주 무대였던 옥포항에서 바라다보는 대형 조선소까지. 이 모두가 오직 거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황홀한 야경이다.
△색색의 조명이 밤바다를 아름답게 수놓는 거가대교
2010년 12월 개통된 거가대교는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출발해 죽도와 저도를 거쳐 부산 가덕도를 잇는 교량이다. 3.7㎞에 달하는 침매터널은 다섯 가지의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총 길이 3.5㎞인 두 개의 사장교는 세계 최초로 곡선 다이아몬드 주탑을 적용해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한다.
하절기에는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 조명이 점등되고, 자정이 되면 소등된다. 장목면 유호리에 위치한 유호전망대는 거가대교를 가장 가까이,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시간에 따라 색색의 조명이 비추는 웅장한 거가대교의 야경은 물론 일출, 일몰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하유방파제가 있는 하유마을 몽돌해변 역시 일출과 낚시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과 거가대교의 위용이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은 거제 9경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
△장승포항 밝히는 송구영신 소망길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도 불리는 흥남철수작전. 1950년 12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 동안 거제 장승포항에 10만 명의 피난민이 밀려들어왔다. 영화 ‘국제시장’에도 생생하게 묘사돼 있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장승포항에는 기적의 길과 송구영신 소망길이 조성돼 있다.
매년 12월 31일 송년불꽃축제와 1월 1일 신년해맞이행사로 한해의 문을 열고 닫는 장승포항.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때의 간절한 소망들이 송구영신 소망길에서는 매일 이뤄진다.
송구영신 소망길로 가는 길은 몇 갈래가 있지만, ‘유자막걸리와 마을이야기’ 옆 골목길이나 장승포 마을회관 하늘카페 쪽으로 진입하면 소망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걸어볼 수 있다.
식당 옆길로 들어서면 귀여운 동백꽃 조명과 함께 계단이 시작된다. 해가 완전히 저문 뒤에야 조명에 불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몰 시간을 미리 체크해두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반딧불이 처럼 조명이 반짝거리는 대나무숲길을 지나면 장승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보름달 전망대가 나온다. 매년 여름 장승포항에서 열리는 거제맥주축제가 오는 8월 개최된다고 하니 때맞춰 방문해 봐도 좋겠다.
△충무공 이순신이 호령하던 옥포항과 불이 꺼지지 않는 조선소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은 1구간 옥포항~팔랑포마을(약 1.95㎞), 2구간 팔랑포마을~덕포해수욕장(약 3.45㎞), 3구간 덕포해수욕장~김영상대통령생가(약 3.9㎞)로 조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옥포항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가는 길 1구간이 한 시간 정도 거리로 밤에 걷기 좋다.
조선 해군은 바로 이 옥포 앞바다에서 일본 수군 4080명을 무찌르고 배 26척을 침몰시켰다. 400여 년 전 임진왜란 첫 승리의 함성으로 가득 찼을 옥포항은 호수처럼 잔잔하다. 데크길 옆으로는 대형 조선소가 지척에 있다. 이순신 장군이 호령하던 옥포 앞바다에서 이제는 불이 꺼지지 않는 조선소가 밤낮없이 돌아가 세계와 어깨를 겨루고 있는 셈이다.
데크길을 따라 10분 정도 걷다보면 유독 조명이 밝은 지점에 이른다. 임진왜란 때 옥포진과 조라진에서 밤에 망을 보던 곳이라고 해서 ‘야망(夜望)’으로 불린다.
사람들은 이곳에 설치된 벤치에서 잠시 다리를 쉬어간다. 조금 더 걸어가면 자그마한 정자와 작은 섬 두 개가 보이는데, 크기는 작아도 공부상 등록된 어엿한 거제 부속섬이다. 앞쪽에 작은 섬은 뱀을 닮은 ‘뱀섬’, 뒤쪽에 큰 섬은 쥐를 닮은 ‘쥐섬’으로, 두 섬을 합쳐 ‘뱀쥐섬’이라고 한다.
무더운 여름, 거제의 밤바다를 거닐며 찰랑이는 물결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1300년에 달하는 거제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숨은 이야기들이 반짝이는 빛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
△색색의 조명이 밤바다를 아름답게 수놓는 거가대교
2010년 12월 개통된 거가대교는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출발해 죽도와 저도를 거쳐 부산 가덕도를 잇는 교량이다. 3.7㎞에 달하는 침매터널은 다섯 가지의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총 길이 3.5㎞인 두 개의 사장교는 세계 최초로 곡선 다이아몬드 주탑을 적용해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한다.
하절기에는 저녁 7시 30분에서 8시 사이 조명이 점등되고, 자정이 되면 소등된다. 장목면 유호리에 위치한 유호전망대는 거가대교를 가장 가까이,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시간에 따라 색색의 조명이 비추는 웅장한 거가대교의 야경은 물론 일출, 일몰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하유방파제가 있는 하유마을 몽돌해변 역시 일출과 낚시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과 거가대교의 위용이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은 거제 9경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
△장승포항 밝히는 송구영신 소망길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도 불리는 흥남철수작전. 1950년 12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 동안 거제 장승포항에 10만 명의 피난민이 밀려들어왔다. 영화 ‘국제시장’에도 생생하게 묘사돼 있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장승포항에는 기적의 길과 송구영신 소망길이 조성돼 있다.
매년 12월 31일 송년불꽃축제와 1월 1일 신년해맞이행사로 한해의 문을 열고 닫는 장승포항.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때의 간절한 소망들이 송구영신 소망길에서는 매일 이뤄진다.
송구영신 소망길로 가는 길은 몇 갈래가 있지만, ‘유자막걸리와 마을이야기’ 옆 골목길이나 장승포 마을회관 하늘카페 쪽으로 진입하면 소망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걸어볼 수 있다.
반딧불이 처럼 조명이 반짝거리는 대나무숲길을 지나면 장승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보름달 전망대가 나온다. 매년 여름 장승포항에서 열리는 거제맥주축제가 오는 8월 개최된다고 하니 때맞춰 방문해 봐도 좋겠다.
△충무공 이순신이 호령하던 옥포항과 불이 꺼지지 않는 조선소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은 1구간 옥포항~팔랑포마을(약 1.95㎞), 2구간 팔랑포마을~덕포해수욕장(약 3.45㎞), 3구간 덕포해수욕장~김영상대통령생가(약 3.9㎞)로 조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옥포항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가는 길 1구간이 한 시간 정도 거리로 밤에 걷기 좋다.
조선 해군은 바로 이 옥포 앞바다에서 일본 수군 4080명을 무찌르고 배 26척을 침몰시켰다. 400여 년 전 임진왜란 첫 승리의 함성으로 가득 찼을 옥포항은 호수처럼 잔잔하다. 데크길 옆으로는 대형 조선소가 지척에 있다. 이순신 장군이 호령하던 옥포 앞바다에서 이제는 불이 꺼지지 않는 조선소가 밤낮없이 돌아가 세계와 어깨를 겨루고 있는 셈이다.
데크길을 따라 10분 정도 걷다보면 유독 조명이 밝은 지점에 이른다. 임진왜란 때 옥포진과 조라진에서 밤에 망을 보던 곳이라고 해서 ‘야망(夜望)’으로 불린다.
사람들은 이곳에 설치된 벤치에서 잠시 다리를 쉬어간다. 조금 더 걸어가면 자그마한 정자와 작은 섬 두 개가 보이는데, 크기는 작아도 공부상 등록된 어엿한 거제 부속섬이다. 앞쪽에 작은 섬은 뱀을 닮은 ‘뱀섬’, 뒤쪽에 큰 섬은 쥐를 닮은 ‘쥐섬’으로, 두 섬을 합쳐 ‘뱀쥐섬’이라고 한다.
무더운 여름, 거제의 밤바다를 거닐며 찰랑이는 물결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1300년에 달하는 거제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숨은 이야기들이 반짝이는 빛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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