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마지막 의경
[천왕봉]마지막 의경
  • 경남일보
  • 승인 2023.05.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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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치안수요가 폭증했던 1982년 의무경찰(의경)이 처음 창설됐다. 1967년 대간첩 업무를 맡던 전투경찰에서 전경과 의경을 분리한 것이다. 전두환 정권 당시 끊임없는 집회와 시위, 심야 통금 해제로 치안업무가 치솟던 시기였다. 주로 치안업무 보조 역할에 투입됐지만, 2013년 전경 폐지 이후에는 시위 대응까지 맡았다.

▶의경은 ‘집회·시위’와 동의어로 각인될 만큼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이었다. 차벽 위에 서서 시위대를 막는 이른바 ‘죽음의 조’를 비롯해 모든 시위현장에는 어김없이 의경이 배치됐다. 누군가에겐 폭력진압의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경찰관의 꿈을 심어주기도 했던 의경이 4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마지막 의경 1142기 208명이 어제(17일) 모두 전역했다. 의경의 상징 ‘무궁화 꽃봉오리 하나’ 계급장도 이제 볼 수 없게 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자원 감소 대응과 공공일자리 창출을 위해 의경폐지 방침을 정해 2018년부터 정원을 줄여나가 마지막 기수가 복무를 마치면서 의경제도가 공식 막을 내렸다.

▶의경 공백을 대체할 경찰기동대가 창설됐지만, 절대적 인력감소로 치안공백과 시위대응 역량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국민 걱정 없도록 집회·시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한데도 아직 준비가 덜 된 모양이다. 체계화되고 과학적 대응책을 세우고 시위 문화를 바꾸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 아닐까 싶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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