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전국 최초 ‘산업수학’ 인정교과서 개발
경남교육청, 전국 최초 ‘산업수학’ 인정교과서 개발
  • 김성찬
  • 승인 2023.04.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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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활용 일상생활 문제탐구 ‘프로젝트형 교과서’
경남교육청, 전문가 자문받아 적절성·난이도 고려
고교학점제 대비·문제해결 역량 강화 ‘안성맞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는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교육현장의 고민이 깊다. 특히 아이들은 수학과목에서 현실에 등을 돌리고 서있는 교육을 접하고, 그 탓에 수학이 실제로 어디에 사용되는지, 얼마나 유용한지에 대한 의문을 항상 짊어지고 있다. 경남교육청이 이러한 학생들의 물음에 답을 내놨다.

경남도교육청은 수학이 실제 우리 일상에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를 꼼꼼하게 풀어낸 프로젝트형 교과서 ‘산업수학’ 인정교과서를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

대충 페이지를 훑어봐도 지금까지 수학 교과서와는 다르다. 기존 교과서는 실생활 문제를 다룬다고 하지만 현실 속 문제라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정제되고 정형화된 가공된 현실의 것들이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수학’ 교과서는 리얼한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학생들이 주제별 프로젝트 형식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요즘의 ‘산업’이라고 하면 공장이나 기계 등 협의에서 벗어나 서비스, 물류, 공공의료 등 우리 삶을 이루는 주변 분야들을 광범위하게 포괄한다. 산업수학은 세상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산업수학 이란 ‘수학적 이론과 분석 방법을 활용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뜻한다. 수학의 응용 분야라고 인식 하지만 그 자체로써 하나의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으며, 글로 전달되지 않는 배경을 통한 이해를 해야 한다.

전에는 수학 이론이 개발되고 현장에 적용되는 데는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이 필요했다. 하지만 ‘산업수학’이 등장하면서 문제를 가진 기업체와 수학자들이 만나 직접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학이론이 현장에 곧바로 접목되고 활용되게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지식을 현장에 바로 적용하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가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현실 세계의 실제적이고 직접적인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에서 학생들은 수학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안목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가게 된다.

‘산업수학’은 지식교육을 목적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가르치는 내용이 초점이 아니며 스스로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교육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앞으로 적용 예정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수학적 역량을 키우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문제해결 과정에 파이선, 인공지능, 스프레드시트 등을 통한 통계처리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어 디지털 역량교육을 강조하는 2022개정교육과정에도 교육적 의의를 가진다.

산업수학에 대해 교과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구글은 웹페이지 랭크를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독보적인 검색엔진 기술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행렬이 사용됐다. 둘째, 아마존과 넷플릭스,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에는 고객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여기에는 빅데이터 분석과 최적화가 이용됐다. 셋째, 미국의 석유업체인 엑슨모빌이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인근 해협에서 미분방정식과 확률을 통해 석유가 매장돼 있음을 예측했다. 이외에도 보잉사의 ‘비행기 날개 성능 시뮬레이션’, 디즈니 영화에서 구현한 바닷물의 움직임,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현실적인 구직 매칭’ 등이 모두 산업수학의 좋은 예들이다.

‘산업수학’ 교과서는 교육적 적절성과 난이도를 고려해 고교현장에 맞는 수준으로 구성했다. 전공지식과 산업수학 분야 경험이 풍부한 수학전공 박사진과 교수능력이 뛰어난 현장교사의 협업은 물론 관련 전문가의 자문과 검토를 거쳐 전문성도 확보했다. 즉, 산업수학을 교수학적으로 변환해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다.

또한, 고교학점제에서 진로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교과목을 학생들이 선택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산업수학’ 교과서를 통해 수학을 배운 후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어떠한 지식이 필요한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산업수학’ 교과서는 경남교육청 인정도서로 총 6개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단원은 산업수학에 대한 설명이고, 나머지 5개의 단원은 실제 산업수학으로 해결한 사례를 교수학적 변환을 통해 고등학생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프로젝트 형태로 제시한다. 교과서의 단계를 따라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실제 산업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대로 탐구해볼 수 있다.

 

산업수학 '1단원' 산업수학의 이해
산업수학 ‘3단원’ 감염병의 확산 예측


‘산업수학’ 교과서의 각 단원에 대해 살펴보자.

1단원 ‘산업수학의 이해’는 산업수학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를 담았다. 산업수학에서 ‘모더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소개와 산업수학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2단원 ‘이런 경우 이런 매칭’은 매칭에 관한 산업수학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호회를 가입하려는 개인과 동호회를 연결해주기 위해 ‘유사도’라는 개념을 재발견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3단원 ‘감염병 확산과 예측’은 감염병의 확산에 대한 산업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으로, 인적·물적 교류가 다양해진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감염병의 특징에 따른 수학 모델을 선정하고 그 확산 양상을 예측하며 감염병 대책까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다.


4단원 ‘수산자원량 보존과 예측’은 지속 가능한 최대 어획량을 예측하는 산업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고등어의 특성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합한 수학모델을 만들고, 수산 자원량을 결정하는 변수를 구해 어떻게 어획량을 조절하고 예측하는지를 탐구하도록 하였다.

5단원 ‘은행데이터와 금융상품 추천’은 은행의 고객들에게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산업수학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은행의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활용, 금융 상품을 추천하도록 구성했다.

6단원 ‘의료데이터와 건강상태’는 의료분야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산업수학 문제를 해결한다. 데이터가 모양을 가진다는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최신 수학분석법을 적용,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건강상태를 예측·판단하는 내용으로 교재화했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2023년 1학기 공동교육과정 관련 인터뷰

 
손원후(2학년)_창원신월고
- 손원후 창원신월고등학교 2학년

감염병에 대한 예측을 하는 데에 수학이 활용되는지를 알게 되어 놀라웠어요. 지금까지 교과서에 본 실생활 수학은 억지로 끼워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단순히 아름다움을 분석하는 데에 그쳤지만 산업수학에서는 실생활에 수학이 직접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손채원(2학년)_창원신월고
- 손채원 창원신월고등학교 2학년

개인의 성향에 알맞은 동호회를 매칭하는 과정에서 수학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수학이 유용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칭하는 기준인 유사도를 생각하고 다양한 유사도가 맞고 틀리고가 아닌 모두 의미가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어요.



 
정승원 창원신월고 교사
- 정승원 창원신월고등학교 교사

교과서의 다양한 실생활 문제를 풀더라도 수학의 유용성을 느끼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업수학은 실세계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 유용성을 크게 느낀 것 같았습니다. 학생들에게 수학이 필요하고 유용하다는 큰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산업수학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강신영 경남도교육청 미래교육국장
- 강신영 경남도교육청 미래교육국장

수학의 유용성을 직접 느낄 있도록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수학교과서인 ‘산업수학’을 경남교육청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산업수학’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역량을 키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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