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로 변신한 삶의 터전, 작가로서 다시 찾다
갤러리로 변신한 삶의 터전, 작가로서 다시 찾다
  • 백지영
  • 승인 2023.03.23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 루시다갤러리, 4월 1~22일 서양화가 박건우·권혁춘 초대전
오는 4월 진주 루시다갤러리에는 특별한 초대전이 열린다.

진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중견 서양화가 박건우·권혁춘 부부의 전시가 그것.

내달 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중견 예술인 부부가 함께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 외에도 작가와 장소의 남다른 인연이 눈길을 끈다.

이들 부부에게 루시다 갤러리는 한동안 살았던 삶의 터전으로, 가족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추억을 쌓아온 장소였기 때문이다.

루시다 갤러리는 지난 1982년 진주시 망경동에 지어졌던 목욕탕 ‘해운탕’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난 2014년 개관한 갤러리다.

‘해운탕’은 박 작가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그의 부모님이 건물을 짓고 운영했던 목욕탕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했던 박 작가는 대학 동문인 아내와 함께 고향 진주로 돌아온 뒤, ‘해운탕’ 건물에서 자녀들이 유치원을 다니던 시기까지 함께 살며 찬란한 시절을 보냈다.

이제는 전시 공간으로 변해버린 추억의 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박 작가는 “다른 공간에서 하는 전시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부모님을 도와 카운터를 봤던 일, 두 딸이 이곳에서 유치원으로 향하던 기억 등이 생생하다”며 “당시 좋은 관계로 지냈던 인근 주민들이 여전히 근처에 계신 만큼 전시를 준비하며 추억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박 작가는 세종대에서 함께 서양화를 전공했던 아내 권혁춘 작가와 함께 이번 초대전에 작품 30점 안팎을 내놓는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The dreaming city, 2022’로, 그가 수년 전부터 진행한 ‘꿈꾸는 도시’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는 진주 옥봉동 구도심에 영감을 받아 시작한 작업으로, 도시 형상을 새롭게 맥락화해 사회적 관념 재고를 유도하는 작품들이다.

복잡한 도시 이미지는 단순 도형으로, 딱딱한 직선은 자연물처럼 유연한 곡선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통해 형태와 색은 조화를 이루고 비구상적인 작품으로 태어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젊은 시절을 보냈던 망경동과 인근의 풍경들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들도 선보인다.

권혁춘 작가는 캔버스가 아닌 직접 혼합 재료로 제작한 입체 형태에 아크릴화를 선보인다. 자연의 원초적인 이미지와 다양한 색감을 이용해, 인간 욕망의 시작과 이전을 교차시킨다.

작가는 아름다운 꽃을 익숙하게 표현하는 대신, 어긋난 지점을 통해 흥미를 주기 위해 입체적인 형태로 꽃을 만들고 그 속에 자연과 동물이 서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시켰다.

하미옥 루시다 갤러리 큐레이터는 “감성적인 색감과 감각적인 붓 터치로 보는 이를 따사롭게 만드는 목욕탕집 아들, 박건우 화가와 그의 인생 동료 권혁춘 화가의 전시가 갤러리 인근 주민과 그들을 아는 모든 사람의 잔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료 전시. 4월 5일·19일 휴관. 문의 전화 055-759-7165.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박건우 作 ‘The dreaming city(꿈꾸는 도시)’. 사진=루시다갤러리
권혁춘 作 ‘이브의 정원(Eve’s Garden) ‘. 사진=루시다갤러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