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산벚나무로 만든 팔만대장경판
[경일춘추]산벚나무로 만든 팔만대장경판
  • 경남일보
  • 승인 2023.03.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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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도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심상도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고려의 국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던 고려 팔만대장경은 그 경판이 국보 3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2007년)으로, 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은 국보 5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1995년)으로 등재돼 있다.

박상진 경북대 임학과 명예교수는 ‘다시 보는 팔만대장경판 이야기’에서 ‘주로 자작나무로 만들어졌다’는 통설을 뒤집고 대장경판 제작에 가장 많이 사용된 나무는 산벚나무임을 밝혀냈다.

연구를 위해 전자현미경 조사를 벌였다. 조사 표본은 경판 209장과 마구리 27개, 나무못과 부위 불명 표본 8점을 포함, 244점이었다. 연구 결과 경판은 산벚나무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 전체 64%인 135장에 달했다. 돌배나무 32장(15%), 거제수나무 18장, 층층나무 12장, 고로쇠나무 6장, 후박나무 5장, 사시나무 1장이 뒤를 이었다.

팔만대장경 전체 무게를 처음으로 계산했다. 이 결과 경판 1장의 평균 무게가 3.4kg임을 알아냈다. 나무 벌채·운반 등 경판 제작에 동원된 연인원이 8만~12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도 밝혔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너무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세포들이 고루 분포된 산벚나무가 경판으로서는 최상의 재질임을 확인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의하면 조선의 활인 국궁(國弓) 제작에도 벚나무가 사용되며, 현재 수입산 체리목은 소나무나 낙엽송보다 10~15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어, 우리나라 자생 벚나무의 경쟁력이 기대된다고 한다.

벚나무류는 장미과에 속하는 식물로 전 세계 400여 종이 북반구의 아열대와 온대지방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생종으로는 왕벚나무, 섬벚나무, 벚나무, 산벚나무 등 9종과 제주벚나무, 잔털벚나무, 사옥 등 다양한 변종 및 품종이 있다.

벚나무는 가로수나 공원수로 많이 심어 조경수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목재로도 손색이 없다. 벚나무 목재는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악기, 건축 내장재, 가구재로 제격이다.

양산시 동면 법기리의 법기수원지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 조성됐는데, 상수원 보호를 이유로 79년간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하다 2011년 일부 개방했다. 맑은 저수지와 숲으로 이뤄져 청정환경을 보존하고 있다. 수원지 안에 벚꽃 군락지가 있으며, 주변의 산에도 산벚나무꽃이 피어 일대 장관을 이루어 상춘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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