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깨우는 물의 소중함 (상)반복되는 가뭄 해법은
다시 일깨우는 물의 소중함 (상)반복되는 가뭄 해법은
  • 임명진
  • 승인 2023.03.21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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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바라보는 ‘물 재난 시대’
3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인구의 증가와 그로 인한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물 부족과 수질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물과 관련해 경남이 맞닥뜨리고 있는 가뭄 상황과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등의 현안을 살펴본다.


물 부족·수질 갈수록 심화
빗물 의존 섬 지역엔 악몽
물 관리 체계적 노력 필요



21일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경남의 누적 강수량은 991.8㎜이며 평년대비 64.7% 수준에 그친다.

현재 창원시를 비롯한 창녕군, 양산시 등 9개 시·군·구에 생활용수 ‘주의’ 단계의 가뭄 경보가 내려져 있다. 통영시의 경우 여러 섬에서 ‘심각’ 단계로 1630세대에 2298명의 주민들이 비상급수로 생활하고 있다. 당금과 수우, 노대도, 우도, 추도, 욕지도의 경우 부족한 물을 육지에서 병물지원과 제한급수, 운반급수를 통해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여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엄청난 양의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지만 그와는 반대로 전남을 비롯한 경남 등 남부지방은 지난해부터 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남은 50여 년 만의 최악의 가뭄 상황을 마주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시기별, 지역적으로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런 심각한 가뭄이 지리적으로 이웃한 경남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남은 합천댐과 밀양댐, 남강댐 등 다목적댐 3개소와 용수댐 2개소(구천댐, 연초댐), 하천 11개소 등으로부터 물을 공급받고 있다. 최근 1년간 경남에 내린 비는 5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 3월 13일 기준 도내 주요 댐 저수율은 합천댐 27.9%, 밀양댐 58.3%, 남강댐 35.5%로 예년 평균 47.3%에 비해 다소 낮은 41.1%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도내 댐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합천댐의 저수율이 낮지만 하천유지용수 조절 등의 대책을 통해 장마철까지 용수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수도망이 연결된 내륙지역은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섬 지역은 다르다. 빗물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일부 섬들은 곳에 따라 수개월째 물 부족 현상에 허덕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국립기상과학원은 미래 가뭄의 경향은 봄철과 겨울철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경남의 경우 최근 10년간의 강수량 변동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3년 강수량은 1175.8㎜, 2014년 1490.9㎜, 2015년 1236.4㎜, 2016년 1669.8㎜, 2017년 819.3㎜, 2018년 1576㎜, 2019년 1624.4㎜, 2020년 1927.1㎜, 2021년 1530.2㎜, 2022년 982㎜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의 경우 누적 강수량은 무려 548.2㎜라는 편차가 난다.

계절별로 분석해 보면 편중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20년의 경우 그 해 내린 1927.1㎜의 강수량 중 여름철에만 1215.1㎜가 집중해서 내렸다. 지난해는 982㎜의 강수량 중 여름철에 절반이 넘는 494.1㎜의 비가 집중됐다. 봄에는 206.3㎜과 겨울에는 100.4㎜의 비가 내렸다.

온난화에 따른 비가 내리는 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이러한 강수량의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따른 기후변화의 하나인 가뭄은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농작물의 발육은 물론 건조한 날씨로 인한 산불 증가와 함께 수량 부족에 따른 하천의 수질 악화와 녹조 현상 등으로도 이어지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가뭄에 대비하는 지자체의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20년부터 빅데이터로 가뭄을 예측하는 농업 가뭄 정보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후변화 등으로 빈번하게 발생할 가뭄이나 홍수 등에 대비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연결된다.

류시완 창원대 건설시스템공학전공 교수는 “시기적, 지역적으로 물의 편중현상은 앞으로 심하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벌써 그러한 조짐은 최근 호남 지역쪽에 50여 년 만의 심각한 가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적으로 유량 자체가 편차가 심하고, 연중으로 보면 물이 여유롭다고 할수는 없다”면서 “그럴수록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물관리의 정책적 필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임명진기자·정웅교수습기자


 
21일 진주시 신안동에 위치한 남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정웅교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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