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못 배운 내가 시집을” 80세 인생시집
“글 못 배운 내가 시집을” 80세 인생시집
  • 최창민
  • 승인 2023.03.12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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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 인문도시 진주사업단 어르신 강좌
80세 인생시집 ‘이 손으로 안해봉기 없다’ 출판
박영숙 할머니 “자서전 쓰는 강의 듣는 것 행복”
“어릴 때 글을 못 배워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시집을 낼 줄은 꿈도 못 꾸었어요.”

진주시의 평균 80세 어르신들이 쓴 시와 글, 그림을 담은 책이 출판돼 화제다.

인문도시 진주사업단에서는 시집 ‘이 손으로 안해봉기 없다’를 출간해 지난 10일 시청 시민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출판기념회에는 조규일 진주시장 및 관계자, 어르신들과 가족, 지인들이 참석해 시집 출간을 축하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인문도시 진주사업단 ‘3년차 공동체 인문강좌’에서 다양한 인문강좌와 체험을 실시하고 어르신들이 살아온 삶을 글쓰기 한 결과물을 모아 시집을 출간해 마련됐다.

총 12강좌로 구성된 3년차 인문강좌는 지난해 10월 5일부터 12월 21일까지 진주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12주 동안 실버세대들의 자기 존엄성 확인과 자아성찰, 행복 찾기 등을 글로 표현해보는 것으로 진행됐다.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차와 명상, 캘리그라피로 예쁜 글씨 쓰기, 나의 도장 만들기, 원예 치유, 압화 체험 등의 실습도 함께 운영했다.

이러한 소통과 동행의 소양을 키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수강생인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김지연(아동문학가, 경상국립대학교 강사), 박순현(글쓰기 전문 강사), 임희주(글쓰기 전문 강사), 이정희(차 명상 지도사), 윤영미(전문 서예 강사), 이현서(전문 원예 강사), 이정숙(꽃담 대표) 등의 전문 강사들이 강의를 맡아 진행했다.

수강생으로 참여한 이소쌍례(81) 할머니는 “어릴 때 글을 못 배워 한글을 조금 쓸 줄 아는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시도 쓰고 시집을 낼 줄은 꿈도 못 꾸었어요. 모두 선생님 덕분이죠”라고 책 출간에 대한 심경을 말하며 본인보다 한참 어린 나이의 강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영숙(75) 할머니는 “자서전을 쓰는 강좌가 열린다고 해서 곧바로 신청했는데 버스를 타고 매주 강의를 들으러 가는 것이 행복했어요. 그런데 이 강좌 계속하면 안 돼요?”라고 강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장만호 인문도시 진주사업단장(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은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성실하게 살아온 삶보다 더 감동적인 문학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며 “이번 출판이 어르신들께는 살아온 삶을 간직할 수 있는 선물이 됐으면 좋겠고 우리들에게는 어르신들의 노고와 삶에 대한 존경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의 근현대를 살아온 어르신들의 소중한 삶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한국연구재단과 진주시의 후원으로 만들어져 비매품으로 출판기념회에 참석자에게 배부됐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경상국립대학교 인문도시 진주사업단이 ‘이손으로 안해봉기 없다’ 시니어 시집 출판기념회에서 축하케익의 불을 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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