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농산물 수출의 경제학
[농업이야기] 농산물 수출의 경제학
  • 경남일보
  • 승인 2023.03.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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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장
얼마 전 주말에 시설딸기 주산지에 있는 한 농장을 다녀왔다. 환한 얼굴로 반기는 농장주의 모습은 지난해와 변함이 없었다. 표정으로 판단컨대 아마도 목표하는 소득을 올리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딸기재배 방식이 토경재배에서 고설식 수경재배로 바뀌었고, 온실 입구에 ‘수출 딸기 생산농가’ 관리표지가 붙어 있는 것은 달라진 점이다. 수출 전용 딸기생산 농장으로 변한 것이다. 눈길을 끈 ‘수출’이라는 단어가 농장을 떠나온 뒤에도 머릿속에 계속 남는다.

새해 시작 무렵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였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다. 한국의 2022년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2년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전년보다 5.3% 증가해 약 12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경남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7% 증가한 12억6100만 달러를 달성했다.

경남의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전국의 10.5%를 차지하고, 특히 신선농산물은 전국 수출액 대비 딸기 94%, 단감 90%, 파프리카 52%, 버섯 34%의 수출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하니 경남도를 신선농산물 수출1번지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농식품 수출이 가지는 의미가 크기에 이 보도는 농업관련 종사자들에게는 가장 기쁜 소식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농식품 수출은 농업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째, 농업 성장 견인 및 농가소득 제고 효과이다. 농식품의 일반적 특성 중 하나가 다른 상품에 비해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생산이 조금만 과잉돼도 농가수취가격은 폭락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수출은 과잉 생산된 농식품을 해외에서 소비하게 함으로써 국내가격을 지지하고, 궁극적으로 농가소득 제고에 기여한다. 둘째, 안전성과 품질을 국제적 기준으로 관리해야 하므로 국내 농식품 생산 및 유통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고품질, 안전 경쟁력을 갖춘 농식품 생산 및 유통체계 구축은 결과적으로 수입 농식품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또한 농식품 수출은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서 경제적 파급효과를 발생시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신선농산물 수출 증대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면, 신선 채소·과실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 1억 5000만 달러의 생산유발효과와 8800만 달러의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있고, 200명의 고용창출을 포함해 3400명의 취업자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외에도 농식품 수출은 식문화 전파를 통한 국가위상 및 품격 제고, 농업의 자신감 회복 등 다양한 부분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

농식품 수출이 수출농가뿐만 아니라 농업부문과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면, 수출확대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방문했던 수출딸기 재배 농장주가 처음 시도하는 고설식 딸기 수경재배에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고 해서 관련분야에 밝은 동료 연구자와 현장을 방문해 전문상담을 할 예정이다. 애로사항이 해소되고, 농장주가 설정한 경영목표가 달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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