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수익 ‘알바 마약’, 뿌리 뽑힐 때까지 ‘전쟁’해야
[사설]고수익 ‘알바 마약’, 뿌리 뽑힐 때까지 ‘전쟁’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3.03.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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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0만원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넘어가 마약을 운반해주거나, 이를 구매해 투약한 이들이 무더기로 검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운반책들은 말만 ‘알바’일 뿐 수습기간을 거치거나 퇴직금까지 약속받는 등 ‘정규직’과 다름없이 채용돼 범죄행각에 가담했다. 경남경찰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마약을 유통해 온 운반책(일명 드라퍼) 18명과 이를 투약한 82명 등 100명을 마약류관리에의한법률위반 혐의로 운반책 A씨를 포함한 20명은 구속, 나머지 80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마약 범죄자의 행각이 날로 대담해지고 있다. 마약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인터넷과 IT 기술이 발달하며 이를 악용한 마약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운반책들의 검거를 피하기 위해 주택가 등을 돌며 은밀한 장소에 마약류를 숨겨두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시켰다. 덩달아 마약 배달 사건까지 늘어나며 이러한 유형의 범죄가 국내 마약 시장의 새로운 위험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조직이 외부에 노출됐을 때 직원의 단독 범행으로 몰아가는, 즉 ‘꼬리 자르기’도 했다.

검거된 운반책들은 마약류 유통 행위가 중대한 범죄임을 알면서도 고수익에 현혹되거나 인터넷 도박에 중독되거나 채무 과다 등으로 인한 절박한 상황에서 범행에 가담한 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로 수당을 결제하고 택배로 물건을 받는 사례도 적발, 한국은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마약은 이제 일회성 단속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뿌리가 뽑힐 때까지 ‘전쟁’을 벌이겠다는 각오로 단속을 지속해도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마약 범죄다. 마약이 한번 독버섯처럼 번지고 나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봐야 소용없다는 사실을 세계 각국이 반면교사로서 말해주고 있다. 여기서 마약의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다른 나라의 일로만 여겼던 ‘마약의 일상화’가 한국에서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청년 세대가 마약류에 노출되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어 훗날 더 큰 사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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