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광려천 파크골프장 조성 반대여론 높아
창원 광려천 파크골프장 조성 반대여론 높아
  • 이은수
  • 승인 2023.03.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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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최근 개최한 주민공청회서 반려견놀이터 등 활용 선호
일부 파크골프장 조성 의견도…市, 주민여론 수렴 후 최종 결정
봄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파크골프장 조성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는 창원 광려천 유휴부지를 지난 3일 다녀왔다.

보름전 4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읍사무소에 모여 광려천 수변공원 조성 관련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는데, 화두는 단연 파크골프장을 지을지 말지였다. 이에 광려천을 따라 감천 아래 현장을 찾았다.

평일 낮에 찾은 내서읍 신감리 전안초등학교 앞 광려천 수변공원 조성지는 파크골프장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한가롭고 여유로운 풍경이었다. 겨우내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가 지속되면서 수량이 줄긴 했지만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은 주민들에게 휴식같은 친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특히 날씨가 풀리면서 산책 나온 주민들이 늘었으며, 잔디밭에 반려견과 산책나온 시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드넓은 들판에 삼사오오 모여서 사람마다 다른 반려견과 수변을 거니는 것이 주민들의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다수 주민들은 파크골프장 조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주민 A씨는 “파크골프장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 파크골프장으로 인해 소음 및 주차 문제 등 적잖은 문제가 예상된다. 중고등학교가 지척에 있는데 학교 앞 새로 파크골프장이 건립되면 문제가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주민 B씨는 “여름철 물놀이 명소가 바로 이 곳이다. 친수공간이 좋아 아이들과 이사 온 사람들도 있다. 장마철 유속도 있으며,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여름철 행락객들로 교통사정이 좋지 않은 편인데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면 교통난이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주민 C씨는 “초등학생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다. 광려중학교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어른들이 양보할 문제다. 다음세대에게 자연환경을 제공해 줬으면 한다. 모두가 사용하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주민 D씨는 “공원다운 공원이 내서읍에는 없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곳이기도 하며 천혜의 좋은 놀이터다. 가끔 골프공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소중한 공간을 특정인들이 사용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파크골프장이 부족하다며 조성을 희망하고 있다.

이날 오후 한 부부는 골프채를 들고와서 한쪽에서 채를 휘두르며 연습을 하고 있어 산책 나온 시민들과 대조를 이뤘다. 이 주민은 “파크골프장은 일반 골프장보다 규모도 작고, 환경도 덜 훼손시키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대중 스포츠며 복지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다른 지자체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데, 수억원을 들여 이곳에만 잔디를 심었다는 것은 파크골프장 한다는 묵시적 내용을 담고 있다”며 파크골프장 조성을 촉구했다.

창원시는 내서읍 전안초등학교 앞 광려천 변 홍수터(월유지) 2만 7630㎡ 부지에 수변공원을 조성한다. 시는 당초 이곳에 파크골프장 조성계획을 세우고 약 1년 전 잔디를 식재했으나, 인근 주민 등의 반발에 부딪혀 수변공원 조성으로 선회했다. 광려천 수변공원 조성사업 기간은 2024년 4월까지다.

창원시 관계자는 “잔디를 조성해놓고 오랫동안 비워두다보니 이곳을 무엇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들이 분분하다”며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부터 생태학습장, 반려견놀이터, 국궁장 등 의견들이 있다. 안전 및 교통문제도 중요하다. 주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내서읍 전안초등학교 앞 광려천 유휴부지에 산책나온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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