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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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23.03.0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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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실제 인물 명의 ‘유이태(劉以泰)’ 전기문 나오다(2)
전기문 ‘조선의 히포크라테스 유이태’의 공동저자 방송작가 윤영수는 ‘작가의 글’(유이태의 부활을 기다리며)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많은 역사 프로그램을 집필했습니다.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고 그분들을 다시 재해석해서 소개하는 일은 몹시 흥분되는 일이었습니다. 한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을 보면 반드시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조선의 명의 유이태를 만난 것 역시 저를 흥분시켰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의술과 의원은 사대부들이 기피했던 학문이자 직업이었지요. 그런데도 스스로 의술을 선택하고 수많은 백성과 임금을 구한 유이태, 지금도 반드시 본받고 싶은 우리 역사 속의 우뚝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유이태를 알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답니다. 유이태를 만나면서 안타까운 점도 있었습니다. 실존인물 유이태는 사라지고 그를 모델로 한 허구의 인물 ‘류의태’가 추앙받고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이웃나라들의 역사 왜곡은 비판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왜곡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서 왜곡된 사실이 바로 잡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습니다. 일평생 참 의원의 길을 걸은 조선의 히포크라테스 선비 의사 유이태를 만나면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다시 돌아봅니다.”

이어 한국한의학박사 유철호는 유이태가 류의태가 되고 그 과정에 있어 오류가 오류를 낳고 추정이 추정을 부르는 일대 소설적 허구에 관하여 심층 탐색하는 ‘지은이의 글’을 펼쳐나간다.

이 책에서 특히 믿음의 자리로 인도하는 실증적 자료 제시가 크게 눈에 띈다. (1)‘조선왕조실록’의 숙종실록, 숙종 39년 12월 16일 기록, “사헌부에서 속히 올라 오라는 명을 어긴 영남의인 유이태를 논핵하다”(이에 대한 내용은 책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음)

(2)‘승정원 일기’, 숙종39년, “유이태에게 관직을 제수함. 병조구전정사 부사용 유이태”

(3)‘조선왕조실록’ 숙종40년 5월 4일“임금이 도수환을 복용하고 설사를 하다”

(4)‘조선왕조실록’ 숙종40년 5월 20일 “도수환의 복용으로 임금의 환후가 점차 나아지다”

이런 기록들로 시작하는 유이태의 활동은 매우 흥미롭다.

유이태가 저술한 의서는 대략 7권으로 드러난다. 우리나라 최초 홍역치료법 ‘마진편’, 누구나 사람들이 쉽게 자신의 병을 스스로 고칠 수 있도록 쓴 ‘인서견문록’, 실용성과 전문성을 함께 갖춘 ‘실험단방’, 그리고 ‘침구방’, ‘부인방’ 등이 그것이다.

그의 건강관리법은 지금도 유효하다. “건강할 때 계절에 따라 음식을 잘 먹어 몸을 튼튼하게 하라/ 건강할 때 질병을 예방하라/ 발병 초기에 신속히 병을 치료하라/ 의원의 처방에 따라 정확한 약재를 복용하라/ 의원은 무조건 예전에 있던 처방에만 따르지 말고, 환자의 싱태에 따라 처방하라/ 근원을 살펴 탐구하라.”

쉽지만 공력이 쌓이고 쌓인 처방이며 지침이다. 그는 과학적 의술을 펴면서도 환자의 심리와 인격을 우선했다는 점에서 애민 윤리에 입각한 의사였다. 그래서 조선의 히포크라테스라 불리는 것이었다. 그런 분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경남, 이 지역의 산음땅, 낯익은 축구감독 박항서가 난 마을에서 거슬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실제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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