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세계적인 진해글로벌테마파크에 속았다
[경일포럼]세계적인 진해글로벌테마파크에 속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2.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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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점석 경남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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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웅동지구에 2018년 글로벌테마파크를 개장하면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할 것이며 이로 인한 1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경제 유발 효과 5조 원, 부가가치 2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무지갯빛 꿈을 제시했다. 도지사가 도민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벌써 목표연도가 4년이나 지났지만 골프장 이외는 된 게 하나도 없다. 나는 8년 전인 2015년 5월 14일자 경남포럼에 ‘누손율을 살펴봐야 할 세계적인 진해글로벌테마파크’라는 제목의 글에서 ‘잘못된 관광개발 계획은 무지개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자연훼손과 공동체를 파괴한다’고 썼다.

2009년, 민간사업자 선정부터 시작해 김태호, 김두관, 홍준표 지사를 거치면서 외자 유치에 주력하는 글로벌이 되었다. 2012년 12월 보궐선거로 도지사가 된 홍준표 지사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선됐다. 그는 통 크게 글로벌을 강조했다. 지사 앞에서 로컬을 이야기했다가는 ‘짜잘한’ 사람으로 찍힐 분위기였다. 도정 2기를 맞이해 2014년 8월부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투자유치단에 글로벌테마파크 유치를 위한 담당을 신설, 경제통상본부의 주무과로 전진 배치했다. 홍준표 지사는 ‘도민 모두가 행복한 경남 미래 50년’을 강조하며 2014년 9월에 미국 LA를 방문해 ‘20세기 FOX’사와 투자유치를 협의했다. 6개월 후인 2015년 3월 다시 LA를 방문해 FOX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35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필지 분할까지 했다. 진해 웅동의 아름다운 바다는 2018년 이전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것 같았다. 미국을 다녀온 3개월 후인 2015년 7월부터는 미래 50년 핵심 전략산업을 전담하는 미래산업본부를 신설하고, 투자유치단을 배치시키는 등의 조직개편을 또 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정부 공모사업에도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복합리조트 신규사업자 공모에 비와이월드가 5조 1000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계획서를 제출했고, 경남도는 공모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복합리조트RFP평가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다. 2016년 2월 말, 최종 사업자에 선정되지 않았다. 이유는 형식적 요건 미비였다. 그러나 곧바로 글로벌을 그만둘 수 없었다. 경남도는 공모 결과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면서 2016년 3월부터 관광업무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문화관광체육국 안에 글로벌테마파크추진단을 신설했다. 여전히 세계 최고 규모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체부의 복합리조트 신규사업지 공모에서 탈락되자 투자자들은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결국 경남도는 조직 개편한 지 불과 2개월 만인 2016년 5월 11일, “도민의 염원이 담긴 진해글로벌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지 않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포기선언을 하면서 “비록 글로벌테마파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웅동지구에 경남을 대표하는 복합레저단지가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자세를 낮추면서 ”웅동지구를 마산로봇랜드, 거제 장목관광단지와 연계, 동남권 삼각 해양관광벨트로 구축해 진해주민의 상실감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비로소 신기루라는 걸 알게 된 도민들은 허탈했다. 어쩔 수 없이 삼각벨트 약속이라도 잘 되기를 기대하는 사이에 홍준표 지사는 2017년 4월, 대통령선거에 나선다고 도지사직을 중도 사퇴했다. 이제 장미빛이었던 글로벌테마파크 계획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웅동복합레저관광단지 조성사업 계획만 남았다. 현재 관광단지 조성사업 조차 ‘엉킬 대로 엉켜 풀 수 없는 실타래’이다. 섬은 육지로 변한 지 오래다. 바다에서 고기도 잡을 수 없다. 바다였음을 기억하는 매립지에서는 깔따구가 나타나 주민을 괴롭혔다. 자연은 되돌릴 수 없고, 사업은 꼬일대로 꼬였다. 도민들은 완전히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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