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약용작물, 농민에게 독인가? 돈인가?
[농업이야기] 약용작물, 농민에게 독인가? 돈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23.02.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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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영 경남도농업기술원 약용자원연구소 육종담당
귀농·귀촌한 사람들이라면 열의 아홉은 약용작물 재배에 관심을 가졌을 정도로 고소득 작물로서 한번쯤은 재배 경험을 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러나 약용작물을 재배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부자가 됐다는 사람은 주위에서 별로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현재 약용작물 산업은 열악한 재배환경과 기후변화에 따른 적지 감소, 육성품종 부족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 기능식품 시장과 식·의약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맞춤형 특수식품의 성장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면역력 있는 약용작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약용작물 산업성장의 절호의 기회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약용작물을 재배할 수도 없고 어떤 작물을 선택해야 할지도 막막한 실정이다.

약용작물이 고소득 작물로 분류가 되지만 기존 베테랑 농민도 진입하기가 힘들 정도로 재배과정 중 노동 강도가 세고 수확 후 유통은 쉽지 않다. 약용작물은 일반적인 식용·채소작물과는 달리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으로 쉽게 접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식용이 아닌 약용으로 인식해 병을 치유하거나 고통을 덜기 위한 한약재로 생각하기에 소비는 많지 않다. 이렇듯 힘들여 농사지은 작물이 소비의 한계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결국 농민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과연 약용작물이 ‘독’이 아닌 ‘돈’이 될 가능성은 없을까? 정답은 우수한 약용작물의 다양한 시장 진출에 있다.

약용작물이 약재로만 쓰이는 건 아니다. 세계적으로 건강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약용작물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약용작물이 진출해 있는 한방 화장품, 천연 색소, 화훼나 조경 시장 또한 결코 작지 않다. 약 4000억원 정도인 국내 약용작물 시장에 비하면 미국과 일본의 생약재 시장은 그 규모가 상당한데, 하나의 단편적인 예로써 ‘대마(大麻)’ 한 작물의 시장 규모가 약 44조원에 달하는 것을 보면 약용작물의 세계 시장 규모가 얼마나 큰 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수요를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의 다양한 시장에서 해소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우수한 품질의 약용작물 재배가 결코 쉽지 않은 만큼, 작물의 생리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토양·기후 환경에 적합한 품목을 선정해 품질이 우수한 작물을 재배해 다양한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면 약용작물은 농민에게 분명히 ‘돈’이 되는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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