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국경없는의사회’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국경없는의사회’
  • 경남일보
  • 승인 2023.02.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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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F는 국제민간단체로서 주로 의사 및 의료업 종사자들로 구성돼 있으나, 단체의 목적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열려 있다. 단체의 모든 구성원은 다음의 원칙을 지키는 데 동의한다. ‘MSF는 고난에 처하거나, 자연재해, 인재 혹은 무력 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인종, 종교, 혹은 정치적 신념에 관계없이 돕는다. MSF는 보편적인 의료 윤리를 따르며, 누구나 인도주의적 구호를 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준수하고, 활동을 수행하는 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완전한 자유를 가져야 한다. 구성원들은 직업윤리를 지켜야 하며, 어떠한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영향력으로부터 철저한 독립을 유지한다.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으로서 수행하는 임무의 위험성과 부담을 인지하고, 단체가 제공할 수 있는 것 외에 어떠한 보상도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국경없는의사회’ 즉 불어인 Medecins Sans Frontieres(메드생 상 프롱띠에르-MSF)의 헌장의 내용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71년 12월 20일 프랑스의 베르나르 꾸슈네르(Bernard Kouchner) 등 청년 의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비정부기구(NGO)로, 나이지리아의 비아프라 전쟁에서 국제 적십자사 활동을 하다가 분리 설립됐다. 1968년 드골정권에 불만을 품은 학생운동이 계기가 된 5월 혁명을 흑백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접한 이래, 프랑스 국민들은 또 다른 양상의 끔직한 장면을 접하게 된다. 세계의 오지에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사상 최초로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목도하게 된 것이다. 당시 나이지리아 남부의 비아프라(Biafra)는 분리 독립을 선언했는데, 나이지리아 군이 이 지역을 봉쇄하면서 비아프라 주민들은 기아로 목숨을 잃어 갔고, 프랑스 적십자사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호소하기에 이른다.

이때 의학 공부를 막 끝낸 젊은 의사 베르나르 꾸쉬네르가 비아프라로 가겠다고 선뜻 지원하게 된다. 그렇게 총 6명이 한 팀을 이루어 비아프라에 있는 국제적십자위원회 활동 현장으로 가게 된다. 수년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서 의료 자원봉사 활동을 해 온 의사 막스 르까미에(Max Recamier), 베르나르 쿠시네, 그리고 임상의 2명, 간호사 2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빈번하게 나이지리아 무장군의 과녁이 되던 병원에서 전쟁 부상자들을 수술해야만 했었다. 그러한 상황 가운데 1971년, 의학 관련 잡지 토누스(Tonus) 소속 언론인이었던 레이몽 보렐(Raymond Borel)과 필립 베르니에(Philippe Bernier)는 재난의 한가운데서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 대재난의 여파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의료 단체를 설립하자는 호소문을 발표하게 된다. 이에 자체적으로 긴급 의료 대응 단체를 구축하려 했던 ‘비아프라 봉사단원들’이 이 일에 뛰어들었다.

1971년 12월 22일, 국경없는의사회가 공식적으로 설립되기에 이른다. 당시의 국경없는의사회는 의사, 간호사, 그 외 스태프 등 300명의 지원자로 구성된 단체였고, 그중에는 13명의 설립 의사와 언론인도 포함돼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성별, 인종, 종교, 정치적 성향을 떠나 누구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신념, 그리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의료 지원이 국경보다 더 중요하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국경없는의사회 최초의 현장 임무는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Managua)에서의 구호 활동이었다. 마나과는 1972년에 발생한 지진으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됐고, 1만 명~3만 명이 사망한 지역이었다. 1980년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 총 29개 사무소를 설치하고, 3만여 명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설립 이래, 국경없는의사회는 1억 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해 왔다. 2014년 한 해 동안 실시한 외래 진료만도 830만 건에 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96년 서울평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99년 당시 회장이었던 제임스 오빈스키(James J. Orbinski) 박사가 국경 없는 의사회 대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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