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가짜뉴스’ 시대, 독자의 현명한 판단 기대
[기자의 시각]‘가짜뉴스’ 시대, 독자의 현명한 판단 기대
  • 박준언
  • 승인 2023.02.05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준언기자


과거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한 사안을 두고 자기의 말이 ‘맞다’며 논쟁을 벌이던 일은 흔한 풍경이었다.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없던 시절 풍문으로 들은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옳다고 주장하기 일쑤였다. 그럴 때면 간단히 상황을 정리하는 한마디가 있었다. 바로 “신문에 나왔다”고 하면 상황은 종료됐다. 그만큼 당시 언론은 국민들에게 신뢰도가 높았다. 지난해 10월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한 뉴스가 보도됐다.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형 로펌 변호사 30여명이 지난해 7월 심야에 술자리를 가졌다는 내용이었다. 정권 초기인 현직 대통령이 한 행동이라고는 쉽게 믿을 수 없는 보도였다. 사실이라면 국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확인 결과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사실처럼 보도했던 해당 유튜브 채널은 이 뉴스로 하루에만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유튜브 관련 통계 사이트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이 언론사는 지난해 유튜브로 수익을 내는 슈퍼챗을 통해 2억 6333만원을 벌었다. 지난달에는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물 보관소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퍼졌다. 이 가짜뉴스로 방호복 생산업체 등 관련업체 주식이 4% 상승 하기도 했다.

‘가짜뉴스’의 해악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왜 이런 가짜뉴스가 생산되고 있는가? 결국은 ‘돈’이다. 자극적인 내용일수록 독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SNS가 발달 되면서 독자가 몰리는 채널에는 영상 조회수에 따라 광고가 붙고 후원금이 몰리는 등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런 가짜뉴스가 아니더라도 일명 ‘사이비 언론사’ 들의 해악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언론사 설립이 신고제로 바뀌면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1~2인 언론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지자체나 기업 등에 기사를 빌미로 광고나 협찬을 요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거 언론은 하나의 사안을 두고 보수와 진보로 나눠 각자의 견해를 기술했다. 그러나 지금은 듣도보도 못한 언론사와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시대가 됐다. 그만큼 언론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다. 이제는 독자들이 현명하게 옥석을 가려 정보를 얻고 냉철하게 언론사를 평가하기를 당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