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화 진주문화원 연구실장 “2040년, 의암 글씨 사라질 것”
추경화 진주문화원 연구실장 “2040년, 의암 글씨 사라질 것”
  • 최창민
  • 승인 2023.01.3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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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의열이나 400년 못버틴 바위글씨
풍화로 각자 마모, 대책세워야
경남도기념물 제235호 논개 의암의 ‘의암 각자(刻字)’가 사라져 보호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추경화 진주문화원 향토연구실장은 31일 “의암 글자가 30년 전에는 선명하게 잘 보였으나 현재는 풍화작용에 의해 깎이고 마모돼 글씨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실장은 “의암 주위에 남해 창선면의 죽방렴(대나무 혹은 나무를 바다에 세워 물고기를 잡는 전통어구)처럼 둘러 세우고 강물이 내려와 휘돌거나 의암에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못하게 해, 마모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의암 글자가 약 30년 전에는 확연히 보였으나 현재는 절리(節理·암석 내 발달하는 광범위한 균열을 의미하는 단열)현상이 심각해 글씨가 희미하게 보여 쉽게 읽을 수가 없는 상태이다.

풍화현상으로 인한 난독이기도 하지만 바위가 물에 잠긴 뒤, 오랫동안 반복된 수위변화로 인해 물이끼가 단계적으로 층층히 끼면서 오염이 발생한 것도 한 요인이다.

추 실장은 “석재관련 관계자들의 전언”이라며 “바위 재질의 특성상 앞으로 2040년께는 의암 글씨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 실장은 이에 대한 보호대책으로 의암 주위에 남해 창선의 죽방렴 처럼 나무를 둘러 세울 것을 제안했다. 여름 장마철 수자원공사 남강댐과 천수교 방향에서 많은 수량의 빠른 물살이 내려와 의암에 직접 부딪쳐 풍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안 방파제용 테트라포드(한개 2t~50t)를 강물에 투하하는 것도 제안했다. 김시민호 운행에 제한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50여개 정도의 테트라포드를 남강 속 물길에 투하하면 유속을 40% 정도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내 의암 보호 장치가 될 것이라는 게 추 실장의 주장이다.

의암은 1593년 임진왜란 당시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뛰어든 바위이다. 논개는 최경회의 원수를 갚기 위해 열손가락에 가락지를 낀 채 의암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뛰어 들었다.

훗날, 논개의 의로운 행동을 기리기 위해 진주지역 양반들과 백성이 이 바위를 의암이라고 했다. 의암이라는 글씨는 1629년 정대륭이 각자한 것으로, 2001년 9월 경남도기념물 제235호로 지정됐다. 의암 강쪽 절벽에는 ‘일대장강 천추의열(한 줄기 긴 강이 띠를 두르고, 의열은 천 년의 세월을 흐르리라)’이라는 각자가 남아 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30년전 선명했던 의암의 의암 각자가 현재는 풍화작용으로 읽을수가 없을 정도로 마모돼 있다. 사진=추경화 씨
30년 전 선명했던 의암의 의암 각자가 현재는 풍화작용으로 읽을수가 없을 정도로 마모돼 있다. 최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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