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대한민국 인구위기 극복은 진주시민의 힘으로
[경일칼럼]대한민국 인구위기 극복은 진주시민의 힘으로
  • 경남일보
  • 승인 2023.01.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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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인준 진주 당당한의원 대표원장
어인준 진주 당당한의원 대표원장


전 세계 선진국들의 공통적인 문제이지만 그 중 가장 심각하게 인구위기를 겪게 될 나라는 0.81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다. 여러 저출산 대책의 실패 끝에 인구 유지를 위한 외국인 이민 정책을 담당하기 위해 이민청 설립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럽에서 외국인이 일으킨 사회혼란을 떠올린다면 이민활성화 정책을 무조건 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외국인 유입이 걱정된다면 한국인의 출산율을 높이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돈 줄 테니 아이 낳으라는 1차원적인 정책은 실패했음을 확인했다. 성공했어도 문제다. 부모가 돈 벌려고 아이를 출산한다면 정상적으로 육아를 하겠는가? 무엇보다 국민을 아이 낳는 기계로 전락시킨 단순한 속임수 정책에 속아넘어갈 사람은 없다.

‘부자들만 아이 많이 낳아 달라’는 슬픈 공감대에 맞서려면 출산에 대한 행복마케팅을 강화해야한다. 다자녀가구를 동물원 구경하듯 방송에서 가십거리로 만들 것이 아니라, 출산과 육아, 다자녀 가정으로서 가질 수 있었던 경험과 행복의 가치에 대해서 심도 깊게 논의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출산과 가정의 형성은 문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가지지만,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인류의 보편적인 특성이다. 인류의 보편성을 거스르는 인생을 선택하면 상응하는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정신의학자 에릭 에릭슨은 자아정체감의 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8단계의 생애주기별로 발달과업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 중 청년기에는 타인과의 진정한 친밀성을 이룩하지 못하면 고립감을 갖게 되므로 주로 이 시기에 배우자를 찾게 된다. 중장년기의 미덕은 돌봄으로 다음 세대로의 전수가 순조롭다면 생산성을 느끼게 되며, 그렇지 못한 경우 침체감이 형성된다. 마지막 노년기에는 생애를 돌아보며 가치 있는 삶이었는지 음미하며 자아통합성을 느끼며, 그렇지 못한 경우 절망에 빠진다. 배우자와 여러 명의 자녀 없이 위의 발달과업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식량도 부족한 후진국보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이 진실로 경제적 어려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늦어지는 결혼과 출산을 앞당길 수 있는 복안도 필요하다. 취업 준비기간이 짧아지도록 소모적인 학력 인플레를 타파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장에서 일정기간의 실무경력과 그에 대한 평가를 거쳐야만 대학 또는 대학원 진학이 가능하도록 학제를 개혁하는 등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전국 229개 중 89개의 기초자치단체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다행히 이번에 지정을 면했지만 진주시 역시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1월 18일 진주시장은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했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주시의 난임부부들에게 한방난임치료지원을 획기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지원대상자가 전년대비 525%나 증가해 전국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특히 전국에서 감염병이 확산되는 공중보건위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룩해냈다. 난임부부를 위해 지원을 해 준 진주시, 진주시의회 그리고 진주보건소, 한의사회 회원, 진주시민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이제 국회가 나설 차례다. 전국 54개의 난임치료 관련 조례안 중 48개 이상이 한의치료 지원을 위해 제정 및 개정됐다. 인공수정과 시험관시술 치료비의 90%를 지원하는 반면, 한의난임치료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자체가 시민을 위해 나선 것이다. 한의치료를 먼저 시도하고 싶었지만 높은 비용으로 하지 못했던 많은 난임부부들에게 큰 희망과 그 결실을 안겨주고 있다. 작년 7월 한의난임치료 지원 조례를 윤석열 정부 인수위 국정과제이행 우수조례 30건 중 하나로 법제처가 선정한 만큼 이제는 국회에서 입법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진주시민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인구위기를 극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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