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99] 기다림 (최광임 시인)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99] 기다림 (최광임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23.01.19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99] 기다림 (최광임 시인)


 
 


서울 큰 놈은 된장시래기 지짐 좋아 안하드나

코다리강정은 막내 것이드래



낼모레 설이니 다들 오지 않것나



-최광임 시인, ‘기다림’



가을부터 준비했을 저 처마 밑의 먹거리가 풍성하다. 설이나 되어야 올 아들딸에게 먹일 욕심으로 허리 굽은 노모가 힘겹게 매달았을 사랑이다. 도시 어느 맛집도 흉내 내지 못할 어머니의 손맛이 첩첩 산 눈 덮인 집에서 자녀들을 기다린다.

저 시래기와 코다리에 스민 풍경이 어머니의 손맛을 결정한다. 집된장을 살짝 풀어 자박자박 지지다가 붉은 고추와 대파를 어슷하게 썰어 고명으로 얹는다. 코다리를 닭강정처럼 만들어 내는 것은 또 얼마나 달콤하겠는가. 어머니 혼자서 중얼거리는 정다운 강원도 사투리가 설을 기다리게 한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