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새해에는 월드컵만 같아라
[경일칼럼] 새해에는 월드컵만 같아라
  • 경남일보
  • 승인 2023.01.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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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지구촌을 달구었던 2022 FIFA 월드컵도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한 달여 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월드컵이 끝난 지도 한 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그 여운이 남아 있는 것은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스토리를 남겼기 때문이다. 개최국 카타르는 시작 전부터 숱한 화제의 대상이었고 최초라는 수식어도 몰고 다녔다. 치열한 전투는 아르헨티나 우승이었고 아르헨티나 우승은 메시라는 등식을 성립시켰다. 메시를 축신(蹴神)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역대 월드컵 결승전 중 이번 월드컵 결승전이 가장 숨막히는 경기였다. 프랑스는 후회 없는 경기를 했고 우승 못지않은 멋진 경기를 했다.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경기도 빼놓을 수 없는 가슴 졸이며 봐야만 했던 경기로 기억된다. 2005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메시는 오직 월드컵만 우승 트로피가 없었는데 4전 5기 끝에 그렇게 갈망하던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전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드르 7회 수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지난해 코파아메리카 우승까지 세계 최초의 5관왕이 되었다. 그 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회 우승, 프랑스 리그 1회 우승 등 메시는 축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수집하며 끝판왕에 등극했다. 메시의 또 다른 커리어 하이는 2011, 2012 시즌 한 시즌 최다 골인 73골, 라리가 기준 한 시즌 최다 골인 50골을 비롯하여 라리가 득점왕, MVP를 모두 차지했다. 이제 메시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이 남아 있을까? 대통령?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이탈리아계의 맞벌이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할머니의 격려로 축구를 시작한 메시는 11살에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축구를 접을 뻔 했지만 22세에 2009년도 발롱드르상과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골을 넣은 뒤 두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는 메시 특유의 세레머니는 돌아가신 그의 할머니 로사 마리아 페레스에게 골을 바치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화룡정점을 찍은 메시는 펠레, 마라도나, 호날두 등과 함께 거론되던 역대 최고 선수(goat) 논쟁에 있어서도 확실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런 축신을 보게 되면 위대한 선수는 태어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쉽게 말해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 이다. 선수에 따라 선천적이지만 후천적으로 되지 않는 선수가 있고 선천적은 아니지만 후천적으로 되는 선수도 있다. 우리가 학창시절 제일 부러웠던 친구는 공부를 별로 안하는데도 탁월한 성적을 거두는 친구다. 반면에 매우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친구도 있다. 신경과학자들은 공부하는 뇌는 타고나는 부분이 80%이고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부분이 20%라고 말한다. 이 세상에는 모두 다 잘하는 100%는 없다. 축구도 개인기가 좋으면 스피드가 떨어지고 스피드가 좋으면 개인기가 떨어진다. 두 가지 다 겸비한 선수는 극히 드물다. 메시의 경우 스피드보다 개인기가 탁월한 선수다. 허리가 특별히 유연하기 때문이다. 허리는 운동선수의 생명이다. 이처럼 신은 공평하다. 한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다 주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슈퍼스타는 주위에서 가만두지 않지만 스캔들 없기로 유명한 메시는 꾸준함과 성실함이 몸에 배어 있다. 월드컵은 정직하다. 부정없이 실력으로 승부를 가린다. 진 팀은 깨끗하게 눈물로 승복하고 이긴 팀은 진 팀을 위로하고 배려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거짓말이 참말이 되고 참말이 거짓말이 되어가고 있고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누구의 말이 거짓인지 구분이 되지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의 이전투구식 싸움과 거짓말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제발 새해에는 거짓말 하지 않고 정직한 사람이 대우받는 월드컵 경기장이 되게 하소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우승이 자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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