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농업의 맥을 잇다 (하)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생
미래 농업의 맥을 잇다 (하)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생
  • 황용인
  • 승인 2023.01.0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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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농(Dowellnong)은 농업의 다원적 기능인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기능과 역할을 개발하고 연구해 지역 사회와 함께 될농만의 농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농협중앙회가 추진하는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생들이 창업농업으로 만든 ‘될농’은 ‘농업으로 잘 될 놈들’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지역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농촌지역의 농가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세대교체가 되는 과정의 가교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꿈을 실현하고 있다.

‘될농’의 창업 농업인은 농협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청년농부사관학교 6기 졸업생인 이건희(31), 이윤성(30), 김범중(28) 등 3명의 건아, 다르게 표현하면 선머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될농이 만들어 가는 농업이야기’라는 표제로 소박한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두고 있다. 역할에 따라 리더격인 이건희 대표를 비롯해 ‘이 박사’ 이윤성, ‘김 피디’ 김범중 등 나름의 닉네임으로 자신들의 업무를 구분하고 있다.

태어난 곳이나 생활이 전혀 다른 사람이 농업을 매개로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6기생으로 만나 ‘스터디 그룹’에서 창업 농업인으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이건희 될농대표는 “청년농부 사관학교에 입학하는 것 자체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며 석사과정에서 접한 농업에 대한 도전이 새로운 시작의 계기가 됐다”며 “배우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했으며 우리나라 미래의 농업을 내손으로 잇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농업 사관학교 6기생으로 만난 ‘될농’의 대표 이건희(Head Lee 사진 가운데), 이 박사 이윤성(R/D 사진 왼쪽), 김피디 김범중(홍보·에디터)씨가 자신들의 시설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년농업 사관학교, 미래 농업인 양성소

농협중앙회는 농가 인구 감소와 더불어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인한 농·축협의 조합원이 대폭 감소하는 것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 2018년부터 청년농부 사관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농협중앙회가 파악한 농가 인구는 2010년 306만 3000여명에서 2017년 242만 2000여명으로 64만 1000여명이 줄어 들었다. 또 농가 고령화율은 31.8%이던 것이 2017년에 40.3%로 8.5% 포인트 급증했으며 지역별 농·축협 조합원도 2016년 229만명에서 오는 2025년에는 160만명으로 69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40세 미만의 청년 농업인이 22여년 전인 2000년에 9만 1516명이었으나 2010에는 3만 3143명, 2015년에 1만 4336명으로 15년 동안 9배 가량이 줄어 들었다.

농협중앙회는 농촌지역의 인구 감소와 조합원 감소, 고령화 등의 타개책으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지속 가능한 농업 유지를 위해 청년농업인 육성이 시급한 대책으로 판단하고 청년 농업인 사관학교 운영을 적극 도입한 것이다.

청년 농업인 사관학교는 만 40세 미만의 창농 희망자를 대상으로 지난 2018년 첫 개교했으며 6개월 교육과정을 통해 기초(소양과정), 현장(실습과정), 비지니스(플랜과정)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제1기 졸업생은 22명(경남 3명)이며 그 이듬해인 2019년 2기 68명(경남 5명), 3기 82명(경남 6명), 2020년 4기 96명(경남 9명), 2021년 5기 49명(경남 6명) 6기 47명(경남 3명) 등 전체 364명이다. 이에 영농정착 인원은 228명으로 62.6%의 정착률과 130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성과를 낳았다.

경남지역의 청년농부 사관학교 현황은 총 33명이 졸업했으며 27명이 영농에 정착했다.

◇에너지와 열정으로 선진농업 일구는 삼총사

‘될농’의 선머슴들은 단순히 청년농부사관학교에서 만났을 뿐 태어난 지역과 생활했던 모든 것이 다르다. 이건희 대표는 경북 경산 태어난 부사관 출신으로 9년 동안 복무를 마치고 귀농했다. 군대 생활도 나름의 보람을 느꼈으나 더 늦기 전에 에너지와 열정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찾던 중에 아주대 정보통신대학원에서 스마트팜이을 알게 됐으며 이것이 삶의 전환기가 됐다. 이 박사의 닉네임을 가진 이윤성은 인천 출신으로 ‘청년 농부’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귀농을 준비하던 중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싶어 들어간 곳이 청년 농부 사관학교이다. 이 박사도 8년 동안의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것을 마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농업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서울 출신인 김 피디 김범중은 농업에서 비전을 보았다는 것이 청년농부 사관학교 지원의 동기다. 김 피디는 유산양 목장을 만드는 것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었지만 현재 ‘될농’에서 농사를 짓는데 여념이 없다. 이들은 거창군 대평리 일원에 ‘될농’의 둥지를 틀고 시설 딸기(설향) 농사를 짓는 선진농업의 삼총사로 꼽히고 있다.

◇미래 농업의 주역으로 ‘우뚝’

‘될농’은 농지와 시설 임대로 현재 2644㎡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1년 이내 6602㎡의 농지 추가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청년창업농 신청을 비롯해 농업경영체 등록과 함께 올해에는 딸기 판매와 예비창업 패키지 신청, 2024년 딸기 육묘 정식, 신품종 연구 개발, 가공·유통법인 설립, 2025년에는 딸기 생육관리 데이터 논문 작성, 가공품 수출품 개발, 6차 산업인증 등을 계획하고 있다. 2026년에는 농장 데이터관리 소프트웨어 법인 설립과 경남도 청년농업인 육성사업 지원 등의 향후 5년 계획과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농협중앙회장상을 비롯해 리스타트 챌린지 수기공모 우수상(국가보훈처장상), 농협 과채류 홍보 공모전 장려상(농협 경제지주 대표이사상), 농림축산식품부 청창농 우수사례 은상(농정원장상) 등을 수상한 노력파들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거창군 녹색대학 딸기반 200시간 교육 수료와 경남도 농업인턴제(딸기) 7개월 수료, 농업교육 온라인 포함 1000시간 이상 수료 등 농업 관련 교육을 수료하기도 했다.

‘될농’ 관계자는 “실제 귀농으로 농삿일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으나 주위의 도움과 경험을 통해 농업을 많이 알게 됐다”며 “현실적으로 농촌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한 미래 농업을 이어가는데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황용인기자 yongin@gnnews.co.kr

 
‘될농’을 운영하고 있는 3형제가 농업 체험학교를 위한 강의 등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될농’의 이건희 대표(사진왼쪽)와 이윤성씨가 자신들의 기른 딸기를 손바닥에 올려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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