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창원 주력산업 재도약 [3]소부장산업 경쟁력 강화
위기의 창원 주력산업 재도약 [3]소부장산업 경쟁력 강화
  • 이은수
  • 승인 2022.12.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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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산업,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총력 기울인다
소부장 육성 관련 조례·고급인재 육성사업 등 소부장 육성 위해 만반 준비
차세대 첨단 복합빔 조사시설 구축 등 초격차 경쟁력 확보 위한 계획도 착착
우리나라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보복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도 한국 산업의 ‘급소’를 찔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국내 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던 기초·원천기술의 허약성을 기업 유치와 수입 다변화 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가 산업 전체에 미치는 소부장의 중요성 인식이 커가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앞다퉈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창원시 역시 5차 산업혁명 시대에 관련 산업을 이끌어갈 소부장 분야의 ‘극한 소재’ 등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소부장 육성정책 추진

창원시는 산업 여건 변화에 대응한 다각적인 기업 투자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재 대규모 유휴부지 실태조사도 진행하고 있는데, 유휴부지 통합시스템이 구축되면 기업의 투자수요에 보다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략산업 특별지원 대상을 기존 수소·방위·항공부품·에너지산업에서 원전·반도체까지 확대하기 위해 기업 및 투자유치 등에 관한 조례와 시행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시행 중인 창원시 방위·항공부품산업 육성과 지원에 관한 조례, 창원시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지원 조례 등과 시너지로 소부장 기업지원에 힘을 보탠다. 시는 ‘UST 고급인재 육성사업’을 통해 인재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청년인재의 역외유출 방지와 기업이 원하는 기술인력을 공급에 중점을 두고 기업에게는 우수 전문인력 수급을 통한 기업성장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지난 9월에는 해성디에스㈜ 등 12개 기업·기관과 ‘반도체 기술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반도체 관련핵심 인력양성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기술혁신 인재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식.
◇유망 신산업 육성,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

창원시는 최근 6대 특화단지 지정계획을 발표해 신산업 간의 시너지효과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6대 특화단지는 △첨단방위산업특화단지 △원자력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 △수소특화단지 △가스복합발전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 △강소연구개발특구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일컫는데, 방위·원자력·수소 산업 등 유망 신산업을 집적하고 분야별 전문기업 유치로 지역산업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중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는 창원국가산단을 AI기반 초정밀 가공장비 클러스터로 거듭나기 위한 것으로, 현재 4개 핵심가공기술 공동 R&D 개발, 테스트베드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에 513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CNC, AI 접목 정밀공작기계 실증 테스트베드 공사 착공이 되면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날 것이다.

이와 함께 시는 초정밀 가공장비 세계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초정밀 가공장비 국산화 및 가공기술 확보를 위해 앵커기업과 협력기업이 상생협력 할 수 있는 육성사업 등을 추가 기획하고 있는데, 중앙정부·지자체·기업·연구기관, 대학 등이 힘을 모아 소부장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방산기업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2027년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누리호 4차례 반복 발사를 공동 주관하면서 발사체 개발 전주기 기술을 항우연에서 이전받게 되며, 이 사업의 총투자 규모는 6873억원에 이른다. 이에 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소부장 특화를 통한 우주 부품산업 수요에 맞춰 ‘우주부품 선도도시’ 전략을 수립 시행하고,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모빌리티 신산업과도 연계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적극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엔진.
◇‘극한소재 기술력 확보’ 소부장 동반 성장

창원시는 올해 하반기 에너지·수소·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에 쓰이는 극한소재를 확보하는데 필요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극한소재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는 사업에 국비 2580억을 포함해 총 3096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을 유치했다. 극한소재는 국가전략 소재로 기술 주권 회복이기도 하다.

일본의 과거 수출규제 전략물자를 비롯한 화이트리스트 가운데 상당수는 극한 소재였다. 국내에서는 기초연구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을뿐 실증연구를 통해 실제 제품화와 사업화까지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이 없어 극한소재의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실증연구는 연구개발성과의 상용화를 위한 시제품의 현장 적용성·기능 구현성을 검증·개선하는 과정으로, 시제품 단계의 스케일업 연구를 대상으로 한다. 예컨데 발사체 신소재 실증은 초고온(2000도 이상) 환경(고압·산화)에서 사용하기 위한 신소재의 기계적 물성(피로수명 등)과 열차폐 영향과 특성 등을 평가하고 실증연구한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초고온, 극저온, 특정극한 소재 등 미래 유망 극한소재 실증연구 인프라를 진해 첨단산업연구단지 내 건립하고 시급한 실증연구과제 28개를 2028년까지 수행하게 된다. 지역산업에 밀착한 수요 맞춤형 극한소재 상용화로 지역 과학기술 역량 확충과 신산업·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소부장산업 도약 과제

창원은 미래산업으로 전환이 시급한데, 침체의 늪에 빠진 창원의 산업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우주·수소 ·방산·차세대 원자력 발전이 중심이기 때문에 지역 주력 산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기를 놓쳐선 안된다. 특히 진해는 군사도시에서 첨단산업도시로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

‘소·부·장’을 넘어 급소기술 ‘극한소재’로 승부를 준비해야 한다. 극한소재 실증연구는 ‘첨단소재 교두보’ 마련을 의미하며, 기술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하지만 갈길은 멀기만 하다. 지난 10년간 극한소재 연구비는 9.36%에 불과하며, 기술수준은 선진국 8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정환 재료연구원장은 “극한소재는 산업 대전환의 승패를 좌우하는 ‘첨단소재’이자 국가안보, 산업안보와도 직결된 전략기술이지만, 국내는 극한소재 기술 선점을 위해 필수적인 실증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이라며 “고비용·고위험 기술개발과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특징으로 해외 의존도가 컸으며, 극한소재 개발을 위한 실증시험평가 조차 해외시험평가기관에 의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 사업으로 초고온, 극저온, 특정 극한 관련 극한소재 실증연구 3개 시설과 44종의 장비를 구축해, 확보가 시급한 28개 극한소재 실증연구과제를 지원할 예정인데, 지금이야 말로 지역의 산업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진해는 군사도시에서 첨단 산업도시로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고급 소부장인 극한소재 상당수가 전략물자거나 수출 통제품목이며, 급소기술이다 결국 개발하지 않으면 국가안보와 경제 발목을 잡는 허들이 된다. 이걸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산학연관의 미스매치를 줄여나가고, 정부는 물론, 경남도와 창원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효율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사업기간은 사실상 5년인데, 신속한 예산집행을 통한 극한기술 조기 확보가 관건이다. 시는 진해 첨단산업연구단지 내 핵심 소재의 자립화 및 제조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한국재료연구원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를 단계별로 조성 중에 있으며, 1단계 금속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에 이어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이 추진돼 첨단소재 교두보 역할도 기대된다.

 
홍남표 창원시장, 반도체 기업 해성디에스 방문 모습.
◇소부장 기업 초격차 경쟁력 ‘미래시장 창출’

현재 창원시는 소부장 산업 실태조사와 발전방안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이며, 이 용역을 토대로 소부장 산업의 종합적인 육성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안정적인 소부장 공급망 확보를 위해선 핵심 뿌리기술을 육성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맞춤형 기업육성 프로그램 및 네트워킹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시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첨단 방위·원자력 특화단지 ‘국가산단 2.0’의 첫 사업이 될 전망인 ‘차세대 첨단 복합빔 조사시설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내 최초로 다양한 가속기를 산업 맞춤형으로 구축하는 것으로, 소부장 분야뿐만 아니라 원전, 방산, 항공우주, 조선산업 등 다양한 첨단산업 분야에도 기술개발 응용이 가능해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남표 시장은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없이는 한 나라의 산업은 성장할 수 없고, 소부장 산업이 튼튼하지 못하면 이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자동차 산업 등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소부장 기업들이 초격차의 경쟁력으로 미래시장을 창출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소부장 특화단지 비전선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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