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탄소중립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과제의 실천부터
[아침논단]탄소중립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과제의 실천부터
  • 경남일보
  • 승인 2022.12.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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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향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게 회자될 단일 의제는 기후변화, 탄소중립일 가능성이 높다. 탄소중립이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과 흡수량이 균형을 이루어 실질 배출량이 영(zero)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평균기온이 이전보다 2도 이상 오른 결과 폭염·한파 등의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하에 나온 개념이다. 이제 ‘RE100’(기업 소비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조달하도록 유도하는 민간 차원의 캠페인)이라는 개념이 낯설지 않다. ‘EU택소노미’(위장 친환경 산업을 가려내고 각 경제활동에 대한 투자 여부를 규정해 법적 효력까지 발휘할 수 있는 유럽연합의 기준)라는 말도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된다.

하나의 도시가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탄소 제로 도시를 목표로 노력하는 곳이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마스다르, 캐나다의 도크사이드 그린, 중국의 동탄 등이다. 하지만 탄소중립은 어느 한 도시나 한 국가의 노력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전 세계 모든 인류가 힘을 합해야 한다. 범지구적 어젠다라는 뜻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빌딩의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며 폐기물을 재활용하거나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등의 노력이 효과를 높인다. 전기·수소 자동차 등 청정 교통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이 같은 노력은 개인, 가정, 기업, 지역사회, 지자체, 국가 단위의 의지가 결집될 때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경상국립대는 국가거점국립대로서 지역사회의 탄소중립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대학 최초로 2021년 11월 ‘경상국립대 캠퍼스 탄소중립위원회 규정’을 제정했다. 이 규정에 따라 탄소중립위원회를 구성했다. 12월에 대학 내 탄소중립 전략과 본격적인 업무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후 올 8월 말까지 12명의 전문가가 교직원·학생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인식 제고를 위한 강연을 진행했다. 학내 구성원 1530여 명이 참여해 ‘학내 탄소중립 10대 실천과제’도 선정했다. 10대 과제만 잘 실천해도 범지구적 탄소중립 노력에 크게 기여하게 되는 셈이다.

①커피숍에서 텀블러 사용 ②쓰레기 분리배출 ③빈강의실·계단 소등 ④캠퍼스 나무 심기 ⑤텀블러 세척기 설치 ⑥종이 없는 회의 활성화 ⑦실내에 식물 가꾸기 ⑧구내식당 메뉴 지역농산물·제철식재료 이용 ⑨인쇄·복사 시 실천사항(이면지 활용, 양면·흑백인쇄, 모아찍기) ⑩회의 때 1회용 생수 제공하지 않기 등이 10대 실천과제이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누구나 어디에서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작은 실천이 몸에 배어 습관화한다면 더 큰 실천도 충분히 가능해질 것이다.

경상국립대는 학생들이 탄소중립·지속가능발전과 관련한 사고능력을 배양하도록 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지역사회로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지역 기업과 함께 ‘기후위기 시계’를 설치하고 ‘2023년 탄소중립 첫해’ 선언식도 준비한다. 지자체 공무원·봉사단체를 대상으로 공동 특강을 추진한다. 해외 대학의 사례를 배우기 위해 공동 세미나도 열었다. 대학 행정의 전 분야에 걸쳐 탄소중립을 의제화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탄소중립은 나와 우리를 위한 실천이다. 가족과 이웃과 공동체의 행복한 삶을 위한 실천이다.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지구를 깨끗하게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다. 국가와 지자체, 기업 등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모두의 인식과 노력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도록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 시작은 10대 과제와 같은 작은 실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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