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화물연대에 ‘업무개시 명령’ 발동 검토
정부, 화물연대에 ‘업무개시 명령’ 발동 검토
  • 이홍구
  • 승인 2022.11.27 1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물연대 파업, 물류난 가시화
원희룡 “당장 가능토록 준비”
일각서는 내일 발동 관측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무기한 총파업으로 산업현장의 물류난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조기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무책임한 운송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불법적인 행동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가진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에서도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다양한 검토가 실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위중하게 보고 있다”며 “말로만 경고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대국민 담화문에서 “심각한 위기까지 초래한다면 업무개시명령도 발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나 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 거부해 큰 지장을 주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거부할 때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화물운송사업자 면허도 취소된다.

대통령실은 업무개시명령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국무회의를 거쳐 29일 발동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원희룡 장관은 “빠르면 다음 주 중으로는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장이라도 할 수 있도록 실무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여야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공방을 주고 받았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물류 시스템을 인질로 삼아 정치적 이득을 보겠다는 민주노총의 정략적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가) 법적 대응을 운운하며 강경 대응만 고집하면 문제가 더 꼬이고 커질 뿐”이라고 했다.

산업계와 화물연대측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멘트, 자동차, 철강, 반도체 업계 등은 공동성명을 내고 파업 중단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을 통한 물류 정상화를 당부했다.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도 입장문을 내고 운송거부 철회와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화물연대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방침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응주 화물연대 교육선전국장은 “대화와 교섭으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겁박과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화물연대와 정부는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날 예정이지만 교섭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화물연대 총파업이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시멘트·레미콘·건설 현장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토부는 “사태가 지속되면서 건설 현장 등에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고 다음 주 초부터 철강 등 타 산업까지 피해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부산신항에서는 지난 25일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량에 쇠 구슬이 날아들어 앞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