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일시무시일( 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경일춘추]일시무시일( 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 경남일보
  • 승인 2022.11.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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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훈 인공지능산업컨설턴트
 


우리 한민족의 얼과 홍익인간 정신을 담고 있고 우주의 변화 원리를 해석한 81자 ‘천부경’의 처음과 마지막 네 글자이다. ‘하나의 시작은 시작이 없는 하나이고 하나의 끝남은 끝이 없는 하나’라는 의미다.

선문답처럼 사유의 세계로 깊이 빠지게 만드는 말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끝도 시작도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우주 생성변화의 원리를 담고 있다. ‘하나(1)’에서 시작하여 ‘열(10)’까지 쌓이다가 다시 ‘무(無)’로 돌아가는 생성과 소멸의 우주 변화 원리를 숫자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세상 만물은 숫자로 구성되어 있음을 이해하고 ‘삼각형에서 두변의 제곱의 곱은 나머지 한 변인 빗변의 제곱과 같다’라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만들어냈다. 피타고라스는 이 정리원칙을 당시 그리스인들이 연주했던 7현으로 된 수금(Lyre)을 연주하다가 생각해냈다고 한다. 7개의 현이 만들어내는 음의 조화를 청각에서 세상 만물의 조화로 사유를 확장시킨 것이다.

단군이후 오천만년 이상의 우리 역사를 대비해본다면 기원전 5-6세기로 추정되는 피타고라스 생몰 연대보다 반세기를 더 올라가 우리 한민족에게는 이미 천부경이라는 지적 생산물이 있었다. 한민족 고유의 사상과 철학은 어느 민족 보다 앞서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21세기에는 서양의 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우리의 생각으로 한 번 더 걸러보는 지적 정화작업이 필요하다.

한류의 흐름이 K-팝과 K-푸드 등으로 외국인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데, 천부경과 단군의 홍익인간 사상을 K-철학의 출발점으로 삼고 21세기 인공지능 시대 우리의 삶을 재조명해야 하지 않을까. 철학사상은 한 시대 삶의 방향타이자 시대정신을 지탱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천부경처럼 세상의 사물과 현상을 숫자로 풀어내는 것은 현실에 경계와 질서를 부여하고 그 속에서 인간의 삶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다. 그 경계와 질서가 허물어지게 되면 우리의 삶은 혼돈 그 자체의 아마게돈 세상이 되어버린다. 세월호 사건이나 이태원 사태 등 우리에게 정신적 판단과 결정의 혼란과 혼돈을 초래했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기술과 인문학이 융합된 디지털융합인문학에서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한 가지 문제의 끝은 곧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이라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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