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물과 함께 마시는 미세플라스틱의 문제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물과 함께 마시는 미세플라스틱의 문제
  • 경남일보
  • 승인 2022.10.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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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환경단체 가운데 하나인 ‘환경을 위한 행동연대(Agir pour l‘environnement)’가 지난 7월 20일에 발행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시판되고 있는 생수의 78% 이상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시판되는 생수 9병 중 7병에 해당되는 비율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이를테면 비뗄(Vittel), 에비앙(Evian)과 같은 유명 생수 브랜드와 더불어 뻬리에(Perrier)나 바두와(Badoit)와 같은 탄산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33㏄들이 비뗄 키즈(Vittel Kids)의 경우는 ℓ당 121개의 미세 프라스틱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Ouest-France지가 밝힌 유럽 생수 연합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은 2019년 기준으로 1인당 133ℓ의 생수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을 위한 행동연대’가 Labocea 실험실의 협조를 얻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분석된 생수에서 ℓ당 1~121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병, 뚜껑 및 병 입 과정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이미 2017년에 미국 비영리 언론매체 Orb media는 미국 미네소타대학과 함께 세계 14개국 도시에서 모은 500㎖ 수돗물 샘플 159개를 조사한 결과, 샘플 83%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미국수돗물에서 94.4%가, 유럽 수돗물에서는 72.2%가 검출됐으며 전 세계 식수의 83%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년 후의 조사결과에서는 생수 샘플의 93%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은 세탁 과정에서 나오는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수돗물 오염의 주원인으로 추정했고, 세탁 과정에서 대기로 퍼진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강이나 호수로 들어가 수돗물까지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환경을 위한 행동연대’에 따르면 1950년 이후 83억t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었고, 이 중 절반은 지난 15년 동안 발생했다고 한다. 또한 “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는다. 미세 파편,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고 지적한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 다음 더 작은 파편인 나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입자의 작은 크기로 인해 모든 곳으로 침투할 수 있다. ‘환경을 위한 행동 연대’는 우리가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신용카드(플라스틱 5g) 크기에 해당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을 섭취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환경을 위한 행동연대’는 이러한 놀라운 사실을 지적하면서 엠마뉘엘 마끄롱 대통령의 5년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플라스틱 생수병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미세 입자는 배변과 혈액 모두에서 검출되며 뇌, 폐 또는 태반과 같은 다른 기관에도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심각한 질환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장을 검사했더니 보통 사람보다 장 내에 미세플라스틱이 많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이 단체는 미세플라스틱이 “생물다양성, 물 순환, 토양, 먹이 사슬 및 궁극적으로 우리 유기체를 오염시킨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단체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퇴출을 조직적으로 전개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금지하거나 플라스틱이 가열될 가능성이 있는 식품과 접촉하는 것을 거부할 것을 강력하게 제안하고 나섰다.

한편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음식물 섭취와 호흡을 통해 먹는 미세플라스틱 양은 연평균 약 10만 900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에 담긴 물만 마시는 사람은 연간 약 9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더 먹는 데 비해, 수돗물만 마시는 사람은 약 4000개의 미세플라스틱만 더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부터라도 플라스틱에 담긴 생수 구입과 음용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당장 우리 자신의 건강은 물론이고 환경보전과 후세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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