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당장 정쟁(政爭)을 멈춰라!
[경일시론]당장 정쟁(政爭)을 멈춰라!
  • 경남일보
  • 승인 2022.10.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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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변옥윤 논설위원


국내 대부분의 언론은 ‘외교참사’와 ‘사법리스크’, ‘김건희특검’으로 불리는 정쟁을 보도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 바람에 막상 심각한 경제문제는 파묻히고 있다. 증시는 ‘패닉 셀러’상태로 코스피는 2200선이 무너져 안정을 위한 펀드 5조원을 투입한다는 소식이고 공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마저 검토되고 있다. 환율은 달러당 1400선을 돌파했다. 블루칩으로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도 내려앉아 삼성전자 8조, SK하이닉스는 5조원의 적자를 시현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천정부지이고 수출은 25년만에 6개월째 적자를 이어가 그 폭이 37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대기업들은 예정했던 투자를 철회하고 비상체제에 돌입, 연일 임원회의로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高에 중소기업들의 아우성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OECD국가 중 식량자급율 최하위(19.3%)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식량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고 전기·가스의 추가인상 요인은 날로 커지고 있다. 주요 곡물의 국내생산기반은 이미 허물어진 상황이어서 위기대처 능력도 의문시되고 있다.

미국도 금리인상으로 물가잡기에 허덕이고 있을 지경이니 국제상황도 최악이다. IMF도 오일쇼크를 능가하는 파고가 예상된다고 경고하고 나섰고 미국의 투자연구기관은 각종지표가 불황도래의 확률 98.1%를 가르키고 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유럽행 가스관 폭발은 주요공업국들의 생산기반을 위협해 원자재를 수입해 수출상품을 만들어 파는 우리는 원자재의 확보와 가격인상이라는 직격탄으로 팔아도 적자인 최악의 순간에 직면해있다. 대통령은 경제팀의 24시간 풀가동을 지시하고 대책마련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초비상상태이다. 이미 여러차례의 오일쇼크와 IMF라는 미증유의 경제난을 경험한 국민들의 불안은 사회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여전히 정쟁에 매몰돼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 채 날이 새고 날이 저문다. 누구를 위한 정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들에겐 비속어 발언과 불신임 건의, 영부인특검, 사법리스크가 주도권을 잡아 정국을 제압할 호재인지 몰라도 당면한 경제난과 국민들의 민생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국정감사도 상대방 끌어내리기와 정파적 이익으로 일관될 것이 분명하다. 3류정치의 전형이 재현되고 민심은 점차 정치불신을 넘어 정치인에 대한 경멸과 무관심으로 이행될 것이 분명하다.

단언컨대 여야는 당장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 국민들의 지엄한 명령이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공동으로 당면한 경제위기를 돌파할 협의체룰 구성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협치의 시작이다. 모자라면 전문가들에게 지혜를 구하고 외국의 대응체제를 벤치마킹해 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비로소 정치다운 정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될 것이다. 금모으기와 같은 국민적 합의와 동참이 없이는 난국을 돌파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으로 여야가 함께 하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가을이다. 하늘은 드높고 바람은 한결 청량하다. 지난 3년간 가두었던 축제가 마을마다 열리고 있다. 한해 농사에 감사하고 길고 추운 겨울을 예비할 즈음이다, 그러나 모든 물가가 앞다퉈 올랐지만 유독 쌀값만은 뒷걸음이라 농심은 타들어 가고 있다. 영국처럼 가스값이 80%까지 치솟지는 않겠지만 춥고 어두운 긴 겨울을 예감하는 징후는 차고 넘친다. 축제같잖은 축제, 가을 같잖은 가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쟁을 멈춰야 한다는 곧은 소리를 하는 국회의원은 없다. 누구를 위한 정쟁인가. 우리 국민들은 슬프다. 여든 야든 절반의 책임은 감수하고 이제라도 민심을 살펴라.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는 단세포적, 임기응변식 정치에서 벗어나 미래를 내다보고 희망을 주는 정치를 국민들은 원한다. 당장 정쟁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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