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꿈키움교실 사제동행 문화탐방[고교생·下]
2022 꿈키움교실 사제동행 문화탐방[고교생·下]
  • 강진성
  • 승인 2022.09.22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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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기본, 우정과 믿음 키워준 소중한 여행
일출랜드에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제동행 셋째날. 함께 있는 시간의 힘일까. 숙소를 나서는 학생들의 표정이 한결 가볍다.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걷는 모습은 누가 보면 영락없는 모녀지간이다.

이젠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눈다. 카메라를 수줍어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학생들은 프로 모델처럼 여러 포즈를 능숙하게 취한다.

 
섭지코지 올인하우스 앞에서 학생들이 풍경을 즐기고 있다.
◇선생님만 아는 드라마 ‘올인’=버스는 제주 동쪽을 달렸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바다를 사이에 둔 좁은 도로를 지나자 ‘섭지코지’에 도착했다. 섭지코지는 좁은 땅을 뜻하는 제주방언 ‘섭지와 곶'을 뜻하는 ‘코지’가 합쳐진 말이다.

바람을 맞으며 언덕길을 오르면 해안절벽의 절경이 나온다. 정면에 떡하니 나타나는 성산일출봉의 자태를 보는 것은 섭지코지를 올라야하는 가장 큰 이유다.

오른쪽 해안 절경을 배경으로 한 계단 오르자 널따란 푸른 잔디가 나온다. 저 멀리 흰색 건물 하나. 드라마 ‘올인(2003·SBS)’ 촬영장인 올인 하우스다.

인솔교사들은 추억을 떠올린다. 학생들에게 드라마 촬영지라고 소개했지만 20년 전 드라마니 딴나라 이야기다.

 
섭지코지에서 가장 높은 등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도 동쪽 섭지코지를 학생들이 걷고 있다.
마산가포고 학생들이 섭지코지 동쪽 끝에서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10분 정도 올랐을까. 학생들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작은 전망대에 도착한 여학생들은 출발지로 발을 돌린다.

남학생들도 돌아갈까 고민하는 사이. 인솔교사가 더 가보자고 재촉한다.

그렇게 남학생들로만 구성된 3개 학교(창원대암고, 마산가포고, 남해 경남해양과학고)는 직진이다.

이제부터 가파른 길이다. 붉은오름을 오르자 흰색등대가 나온다.

등대에서 섭지코지 정상(?) 인증사진을 찍고 반환점을 돈다.

뭔가 아쉬웠을까. 모두가 발걸음을 돌렸지만 마산가포고등학교만 더 앞으로 향한다. 섭지코지의 가장 동쪽 글라스하우스쪽이다. 글라스하우스는 일본 출신 건축 거장 안도타다오의 작품이다.

글라스하우스에 도착하자 뜻밖의 선물이 나왔다. 눈앞에 펼쳐진 성산일출봉이다. 섭지코지에서 성산일출봉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섭지코지 등대로 향하는 붉은오름을 학생들이 오르고 있다.

◇관광 종합선물세트 ‘일출랜드’=섭지코지 출발지에 다시 모인 학생들은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혔다. 다음 목적지는 일출랜드. 관광공사가 선정한 안심관광지다. 과거 단체여행객의 필수코스였던 곳이다. 이제는 명성을 다했는지 크게 붐비지 않다.

하지만 일출랜드는 소소한 매력으로 가득한 관광지다. 각종 야자수는 외국에 있는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다. 척박한 땅 위에 다섯나무로 시작해 지금은 60만 그루가 빼곡히 채우고 있다.

이국적인 풍경에 아무렇게나 찍어도 사진은 작품이 됐다. 제주 옛가옥, 선인장온실, 아열대 식물원까지 왜 일출랜드가 단체관광객의 성지였는지 깨닫게 해준다.

일출랜드의 최고 볼거리는 천연용암동굴인 ‘미천굴’이다. 일출랜드 관광지 공사를 하다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굴로 들어가자 천연 에어컨이 더위를 한방에 날린다.

일출랜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제주를 한 곳에 압축해놓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일출랜드에서 야자수를 풍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제동행 마지막날 놀이체험복합공간인 9.81파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9.81파크에 도착한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놀이체험으로 대미 장식=사제동행 마지막날인 25일. 마지막 일정으로 복합놀이시설 9.81파크에서 마음껏 즐기는 일만 남았다. 학생은 시작도 전에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서바이벌게임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몸을 풀고 이동한 곳은 카트체험장. 카트는 별다른 동력장치가 없고 브레이크만 존재한다. 3가지 내리막 코스 모두 내리막길을 중력으로 질주한다.

학생들은 PC게임으로 배운 운전 실력을 뽐내며 순조롭게 결승선까지 내달렸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총을 잡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9.81파크에 도착한 학생들이 입장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날 알뜰한 재미까지 챙긴 사제동행 문화탐방. 학생들은 흡족한 표정으로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탐방 초기 인솔교사를 피곤하게 했던 학생들의 표정도 달라졌다. 버스에서 선생님에게 한마디 건넨다. “선생님, 미안하고 고마워요.” 인솔교사도 화답한다. “학교에서도 잘 지내자.”

창원대암고 박상원 학생은 “3박 4일간 매순간 웃으면서 지낼 수 있어 모두 고마웠다”며 “집으로 돌아와서도 순간순간이 기억나 추억으로 가져갈 수 있는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산청고 천미숙 교사는 “학생들이 제주에서 느낀 추억과 감정은 아이들에게 인생의 보물로 남을 것이다”며 “정신과 몸이 더욱더 건강해지고 긍정적으로 성장한 학생들을 보니 교사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강순상 사제동행 문화탐방단장(산청고 교장)은 “매 식사마다 부모의 마음으로 학생들의 식사를 일일이 챙겨주신 인솔교사의 제자 사랑 마음을 직접 볼 수 있어 행복했다”며 “학생들도 선생님의 지도에 잘 따라주어 대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학생 모두가 각자의 꿈을 보다 명확하게 설계하고 이루기 위해 학교생활을 더 모범적으로 보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사제동행 일정에서 호평을 받았던 사제 식사시간. 함께 식사를 즐기며 서로의 마음을 여는 시간이 되었다.
 
9.81파크에서 서바이벌 게임에 앞서 학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바이벌 총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군대를 다녀온 선생님(오른쪽)과 학생의 총을 쥐는 모습이 재미를 준다.
학생들이 카트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상급자 코스를 선택한 학생이 카트에 탑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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