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교권침해 사례를 보면서
[경일포럼]교권침해 사례를 보면서
  • 경남일보
  • 승인 2022.09.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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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최근 충남의 어느 중학교 남학생이 교단에 드러누워 수업 중인 여교사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등 많은 교육 단체들이 이것은 현재 교육현장의 민낯이며 교권침해의 현장이라고 했다. 수업 중 동영상을 찍은 학생의 행동은 학생인권조례의 학생 인권을 넘어 수업 방해와 교권침해, 초상권 침해 등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인다. 무너진 교실 현장을 본 듯하여 학생을 가르치는 한사람으로서 가슴이 무척 아프다.

최근 유·초·중 교원 86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총 설문에서도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침해가 심각하다고 설문자의 95.%가 답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렇다면 교권침해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 첫째 원인은 너무나 일반적이지만 대부분 가정마다 저출산으로 귀한 자식이 되어 귀한 존재로 대접받으니 바른 인성을 심어주기보다는 아이가 원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다. 옛 어른들의 말씀에 귀한 자식일수록 더 엄격하게 키우라고 했다. 이는 귀한 자식이니 바른 인성으로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로운 사람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사회 변화에 따라 예절교육과 인성교육 부족함을 들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가 경쟁만 부추겨서 인성적인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이다. 셋째로는 학부모의 고학력과 경제력으로 자기 자식에만 강한 관심으로 다른 사람을 수용하는 자세가 부족하고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것도 그 원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해결방법은 없을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교사와 학생들이 협의하여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민주시민으로서 인격적이고 민주적인 생활지도로 학생들은 그 규칙을 지킨다. 학부형들과의 관계에서는 의견을 경청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교사와 학생 관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1963년에 제정된 스승의 날의 취지는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다였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미풍양속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스승과 제자, 은사 등의 용어는 이제 우리 생활에서 들어보기 힘들다.

요즘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교수와 학생이 면담과 대화를 하는데도 늘 마음이 편치 않다. 혹시나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지는 않을까?, 수업 중 녹음해서 복습한다 하지만 인권침해 또는 적절하지 못한 언어표현으로 누군가가 고충을 받지는 않을까? 수업 내내 긴장하며 수업을 해야 하는 교수자의 심정이 어떠할까? 수업 중 한마디 한마디가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교수자는 지식을 전달하는 전달자로서의 역할만 할 뿐이다. 서로 존중과 신뢰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교권하면 마치 상대어처럼 등장하는 내용이 학생인권조례이다. 교권과 학생인권과의 관계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교육이라는 행위 자체는 그 출발부터 학생과 교사간상호존중을 전제로 할 때 가능한 일이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 상호간의 신뢰에 기반한 소통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치 교권과 학생 인권이 서로 대립 되는 시소 모양처럼 학생 인권이 신장되면 교권이 약화될 거라 잘못된 인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인권을 존중받는 아이들이 교권을 인정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종근 등이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제적 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밝힌 것처럼 국가가 교원에게 학생을 교육할 의무와 책임 및 직무권한을 부과한 만큼 국가는 교원이 이러한 중대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법제적으로 교육활동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국가가 이러한 책임을 수행하는 방안의 하나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을 손볼 기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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