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욱 (경상국립대학교 창업보육센터장)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면서 개인적으로 생긴 변화 중에 가장 큰 것은 체중의 증가이다. 이로 인해 옷을 새로 사야 할 때 집에서 비대면으로 구입하게 된 점도 변화다.
옷이나 신발은 보고 사는 게 나름의 원칙이었는데 여건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번 여름이 시작되기 전, 양복을 한 치수 큰 걸로 사야 해서 비대면 주문을 시도했다. 살이 쪄서 사게 된 거라 눈치도 보여서 나름의 구입 원칙은 가격이 낮은 순서, 색상은 진청색 이었다. 그래서 십 만원대 초반의 양복을 사게 되었다. 배송도 빨랐고 무엇보다도 바지가 허리에 잘 맞았다. 한 달 정도 지났다. 날이 더워질수록 이 옷이 여름 양복인지 의심이 들었다. 분명 안감도 없고 보기에는 여름 양복인데 입고 있으면 더웠다. 처음에는 기분 탓인가 했는데 옷에 달린 섬유 조성표를 보고 원인을 알게 됐다. 합성 섬유 100% 였다. 그래서 통기성이 없었던 것이었다.
이번 여름 30만원을 들여 배운 교훈은 다름 아닌 기본기의 중요성이다. 외형에서 나타나는 디자인, 패턴과 가격에 휘둘려서는 안되고 먼저 원단의 중요성을 선택지의 일 순위로 뒀어야 하는 것을 배웠다.
돌아보면 옷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도 그렇다. 창업보육센터를 맡으며 여러 유형의 창업자를 만나본다. 인사 잘하고 먼저 안부 묻고 타인의 배려에 감사할 줄 아는 창업자들을 누구라도 도와주고 싶어한다. 그것이 기본기고 인성이며 기업가 정신의 기본이다. 창업은 여러 기술자·경영가·투자가·창업촉진가·행정가들의 도움과 협조와 배려 속에 이루어지는 산물이지 창업자 혼자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기본기가 잘된 창업가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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