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고성군의 미래, 스포츠산업 도시 실현에 달렸다
[현장칼럼]고성군의 미래, 스포츠산업 도시 실현에 달렸다
  • 이웅재
  • 승인 2022.08.25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 고성군이 3~4년 만에 개최하던 세계공룡엑스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최키로 했다. 자연유산인 공룡화석을 소재로 오는 10월 한달간 당항포관광지에서 열리는 공룡엑스포는 지역축제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몇 안되는 성공 축제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런 고성군에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생겼다. 전국단위 대회를 100여개 개최하는 도시란 점이다. 인구 5만에 불과한 지방 소도시가 100여개에 달하는 전국단위 대회를 개최하면서 이미지가 전국적으로 상승했다. 전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에 움츠릴때 고성군은 ‘위기는 곧 기회’라는 역발상으로 전국대회 및 전지훈련팀을 적극 유치했다.

고성군이 이런 행보를 보인 것은 지역이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스포츠 도시 고성’은 변변한 미래 먹거리가 없다는 절박한 처지를 타개하기 위해 전 군민이 노력해 얻은 결정체다. 그랬던 고성군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듯 싶다. 수만에서 십수만 외지인 방문의 후과에 만족한 것일까, ‘스포츠 도시 고성’의 다음 그림을 못그리고 삐걱대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이 일궈낸 스포츠 도시 고성은 ‘스포츠 산업의 도시 고성’의 전 단계에 불과하다. 그런데 고성군은 ‘스포츠 산업의 도시 고성’을 추진해 갈 전진기지인 ‘고성유스호스텔 건립’에서 단 한발짝도 떼지 못하고 멈춰 서 있다.

고성유스호스텔은 약 24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고성읍 신월리 산10-9번지 외 5필지 8747㎡ 4개동의 건축물을 건립, 2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실 47실과 다목적홀, 중회의실, 소회의실, 체력단련실, 카페테리아 등을 갖추게 된다.

고성군이 지역의 부족한 숙박시설 해소와 단체 관광객 유치, MICE 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2019년 9월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군의회와 지역 숙박업소 반발에 부닥쳐 3년간 표류하고 있다.

민선8기 이상근 군수가 취임하면서 유스호스텔 건립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장악한 군의회가 같은 당 군수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의회만이 아니었다. 의회의 날이 무뎌지는 듯 하자 지역숙박업소가 ‘유스호스텔 숙박인원 제한’ 등 요구사항을 내세우며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

고성유스호스텔은 단순 숙박업소가 아니다. ‘스포츠 산업의 도시 고성’의 성과를 극대화할 인프라에 다름없다. ‘스포츠 도시 고성’의 성과가 숙박과 식당 등 제한적 수익에 그쳤다면 ‘고성유스호스텔’은 MICE 산업 활성화의 전진기지가 돼 고성군의 비약적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

MICE 산업은 기업회의와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등을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관광산업과 다르고, 부가가치도 훨씬 높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5만 고성군민은 각자의 소리를 낼 수도 있다. 행정은 이를 조율해야 한다. 행정의 수장 군수는 조율의 지휘자다. 지휘자는 5만 군민의 작은 소리를 담는 하나의 큰 소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전국의 체육인과 기업들이 모여드는 고성, 직장 찾아 외지로 나간 자녀들이 돌아오는 고성, 말만들어도 가슴 설레는 이 바람을 이루는 열쇠가 지금 고성군민들에게 주어졌다.
 
남부취재본부장 이웅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