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산책…… 괴기스러운 이 분위기는 뭘까요. 짧은 시 속에 장편 소설이, 한 편의 영화가, 방치에 대해 팽배해진 사회 구조가 다 들어있네요. 수화물은 손에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짐을 말합니다. 노트북일 수 있겠고요. 캐리어 같은 것일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그보다 더한 끔찍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어요.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엄마의 학대를 견디지 못해 세탁기 안에 숨은 아이의 이야기 같은 거요. 끔찍한 그때의 장면은 떠올릴 수 없어요. 가엾은 아이의 떨림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제 몸이 터질 지경이거든요. 캐리어도 마찬가지예요. 범죄에 많이 사용되는 물건 중 하나이니까요. 언제부터 우리는 방치에 무관심하고 익숙해져 버린 걸까요. 갈수록 빈부격차는 극에 달하고 미혼모가 늘어나고. 방치된 아이들과 버려지는 아이들이 사회의 수직구조로 나타나는 현상을 봅니다. ‘문을 여는 순간 내 눈이 내 눈을 바라보는 광경’, ‘물기가 말라 미라가 돼버린 나’. 이 시점에서 다른 사람의 물품을 대신 맡아 관리하는 보관소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되새기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