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임규홍 경상국립대 명예교수의 뚜벅이 도전기
[행복한 도전]임규홍 경상국립대 명예교수의 뚜벅이 도전기
  • 임명진
  • 승인 2022.07.18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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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지칠 때 걷기 통해 인생 활력 되찾아"
“걷는다는 게 참 묘한 매력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도 걷기를 참 잘한 것 같아요”

부산 이기대 수변공원과 전남 해남 땅끝마을을 잇는 1470㎞의 구간. 이 길을 사람들은 ‘남파랑길’이라고 부른다. 어느새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참 많이 생겼다. 혼자서 걷기도 하고, 친구나 동호회 등 여럿이 걷기도 한다.

임규홍(진주시·67)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작년부터 걷기 시작했으니 어느새 2년째다.

처음에는 완주까지 1년 정도 시간을 예상했지만 무리를 하지 않다 보니 해를 훌쩍 넘겨버렸다. 전체 90코스에서 남해, 거제, 순천, 여수, 장흥 등을 거쳐 강진까지 84코스까지 도달했다. 완주까지 이제 완도와 해남 땅끝마을을 남겨두고 있다. 1코스 거리는 보통 15~20㎞. 4~5시간이며 주파 가능한 거리다. 통상 하루에 1코스를 걷지만 몸 상태가 좋은 날엔 2코스도 걷는다. 그는 “‘시나브로’ 걷고 있다”고 했다. ‘조금씩, 천천히’를 뜻하는 순 우리말인데, 그렇게 걸어야 걷는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심신이 무척 지쳐 있을 때, 그는 걷기 시작했다. 여러 일이 한꺼번에 겹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친한 지인이 같이 한번 걸어보지 않겠냐는 권유가 있었다.

그렇게 뚜벅뚜벅 걷기 시작했다. 걷고 나니 참 많은 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주변의 경관도 감상하고, 사색도 하고, 어느새 지인들과 활짝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 2월 경상국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정년퇴직했다. 정든 학교를 떠난 아쉬움을 걷고 또 걸으면서 달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일상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그는 걸을 수 있고 그래서 행복한 인생이라고 했다.

“코스를 정해 완주하는 게 하나의 즐거움이 됐습니다. 이번에도 내가 해냈구나 하는 자신감이 들고 활력이 생긴 것 같아 좋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에 도전한 것도 그래서였다. 2017년 첫 둘레길 완주에 도전했다. 지리산을 완주하고 2019년에는 제주 올레길을 걸었다. 방학을 이용해 제주에서 한달살이도 하면서 걷고 또 걸었다.

그의 목표는 한국의 둘레길을 모두 완주하는 것이다. 그의 힘 있는 말에서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남파랑길을 완주하면 다음엔 우리 국토의 서쪽 해안가를 잇는 서해랑길과 DMZ 평화의 길, 동해안의 해파랑길을 모두 완주하고 싶습니다. 이제 정년퇴직도 했으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뚜벅뚜벅 한번 걸어보려고 합니다. 세월이 마치 저에게 그렇게 살라고 하는 듯 합니다. 하하”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이어 남파랑길 완주에 도전한 임규홍씨.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이어 남파랑길 완주에 도전한 임규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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