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폐업 (이수니)
[주강홍의 경일시단] 폐업 (이수니)
  • 경남일보
  • 승인 2022.07.10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판은 내려졌다

맥 놓고 퍼질러 앉은 주인

십자가 달린 묵주 하나 그 곁에 널브러져 있다

풍년식당도 풍년 들지 못했다

하느님도 죽 쑨 얼굴로 숨죽이고 있을 것만 같다

-------------------------------------------

코로나의 여파로 서민경제가 어렵다. 특히 사람 모이는 제한이 풀리긴 했지만 지속된 불황은 단박에 벗어날 수 없고 그 늪에서 관련 업체들이 받은 치명적인 타격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어 폐업이 속출하는 게 현실이다. 시내 곳곳에 임대라는 문구가 눈에 뜨이고 가게는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실상이다.

가족의 생계 수단을 내려놓고 망연자실하는 시대의 한 편을 잘 묘사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세상이 이루어지는데 관계의 단절은 경제와 인간관계까지 폐쇄했고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딱한 처지의 실상에 이러기까지 된다.

시련이라고 참고 견디기엔 너무 가혹한 현실,

세간살이와 함께 널브러져 있는 묵주, 그 기도가 닿지 않아 아쉬운 원망, 하느님도 미안한 마음을 가졌을 것 같은 광경에서 숙연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하느님이 더 크고 좋은 기회를 주시기 위해서 시련을 주시었는지도 모를 일,

신은 그렇게 불행을 함부로 즐기시지 않는다, 더 좋은 세상을 하느님께 주문한다.

경남시인협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