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판은 내려졌다
맥 놓고 퍼질러 앉은 주인
십자가 달린 묵주 하나 그 곁에 널브러져 있다
풍년식당도 풍년 들지 못했다
하느님도 죽 쑨 얼굴로 숨죽이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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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생계 수단을 내려놓고 망연자실하는 시대의 한 편을 잘 묘사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세상이 이루어지는데 관계의 단절은 경제와 인간관계까지 폐쇄했고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딱한 처지의 실상에 이러기까지 된다.
시련이라고 참고 견디기엔 너무 가혹한 현실,
세간살이와 함께 널브러져 있는 묵주, 그 기도가 닿지 않아 아쉬운 원망, 하느님도 미안한 마음을 가졌을 것 같은 광경에서 숙연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하느님이 더 크고 좋은 기회를 주시기 위해서 시련을 주시었는지도 모를 일,
신은 그렇게 불행을 함부로 즐기시지 않는다, 더 좋은 세상을 하느님께 주문한다.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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