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결렬 후폭풍 여야 ‘아전인수’
단일화 결렬 후폭풍 여야 ‘아전인수’
  • 이홍구
  • 승인 2022.02.21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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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안철수 띄우며 국힘 책임론 부각
국힘, “자력 승리” 정권교체 결집 총력
“완주하겠다”는 안에 여야 구애신호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일단 결렬된 가운데 여야가 대선 막판 전략을 수정하며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21일 TBS 라디오에서 “단일화 이슈가 걷혔기 때문에 이제는 양 후보가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이는 과정으로 접어들 것”이라며 “앞으로 열흘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결렬에 따라 선거 구도가 변화하여 전황 뒤집기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기대감의 표출이다.

지지율 열세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민주당은 선대위 차원에서 ‘비상 체제’를 선언하고 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밤 10시까지 ‘뒷골목 선거운동’을 벌이는 등 조직력을 앞세운 홍보에 집중하고있다. 이재명 후보도 공세적인 유세 스타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 후보는 현 정부와 방역 차별화를 강조하고 윤 후보에 대한 공세수위도 높이는 모양새다.

이와함께 민주당은 단일화 결렬의 원인이 국민의힘에 있다며 책임론 부각하고 있다. 안 후보를 향해서는 정치적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애의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의 결정과 관련, 국민의힘이 대의를 가지고 대선판에 나온 안 후보를 멸시하고 조롱했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안 후보를 향해 “이제 (이 후보와) 함께 당연히 해야 한다”며 “함께 안 하더라도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향해 가야 한다는,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안 후보가 새정치의 초심으로 돌아가 정말 지금 중요한 선택을 해 줬으면 좋겠다”며 구애하기도 했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통합 정부’를 매개로 안 후보에게 물밑 접촉을 시도하며 정치 연대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 여론을 결집해 자력 승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단일화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지만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전열을 정비하는 분위기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우리 당은 어쨌든 자력 승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당 선대본부는 최근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야권 단일화 실패가 윤 후보의 지지율에 오히려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 지지층 중에서 막판 사표방지 심리가 작용하여 일정부분 윤 후보 지지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따라 단일화 이슈에 매몰되지 않고 윤석열 중심의 선거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선대위는 공식적으로는 아직까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범야권 대동단결로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유지하고 포용력있는 큰형 이미지를 계속 가져갈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투표용지 인쇄일(28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가늠하기도 한다. 직접 협상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진 성일종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대여섯 개의 채널이 가동됐었다”며 “(단일화를 위한) 초안까지 서로 주고받았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실무파트의 의견교환을 기반으로 후보 간에 ‘정치적 합의’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한편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논의를 이어갈 뜻이 없다며 안 후보의 선거 완주에 무게를 실었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신뢰와 진정성의 시간은 지나간 것 아니냐”며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YTN라디오에서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 후보의 완주와 승리를 위해서 힘을 모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0%를 밑도는 상황이 굳어질 경우 당 주변에서 단일화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하기에 앞서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아 참배한 후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0일 방송광고 촬영을 위해 서울 중구 한 방송사 분장실에서 촬영을 위한 분장을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방송 광고 촬영과 토론 준비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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