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광포만’은 생태공원이 답이다
[현장칼럼]‘광포만’은 생태공원이 답이다
  • 문병기
  • 승인 2021.11.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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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광포만’에 대한 기억은 그다지 좋은 게 없다. 오래전부터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두고 논란의 중심이었고, 아직도 논쟁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포만은 사천시 곤양면 대진리와 서포면 조도리 일원에 펼쳐져 있다. 썰물 때면 한려해상국립공원중 가장 큰 갯벌이 드러나는 사천만의 중심이기도하다. 이 곳은 국내 최대 갯잔디 군락지이자 멸종위기 생물들의 생태계 보고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때는 개발열풍으로 심한 홍역을 앓기도 했다. 사천시가 2008년부터 민간개발 방식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을 유치하려 했다. 당연히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중앙연안관리심의회에서 공유수면매립에 제동이 걸리면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그런 광포만이 ‘생태공원’으로 탈바꿈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천시가 광포만 일대 3655㎢를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편입시키기 위해 국립공원 공단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국립공원구역 변경 고시만을 남겨두고 있어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광포만을 한려해상국립공원구역에 편입시키려는 시도는 ‘신의 한수’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광포만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포만이 국립공원에 편입된다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열악한 지방재정이 아닌 국비를 들여 개발도 가능하다. 이 곳 해수면을 따라 생태 탐방로를 설치하고 전망대를 세우는 등 전남 순천만습지 못지않은 생태공원을 확보할 수도 있다. 순천만습지는 예전엔 버려졌던 땅이었다. 그러다 습지를 보존하면서 주변 환경을 변화시켰고, 연간 60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는 세계적 생태관광자원으로 탈바꿈 했다.

지금의 광포만은 쓸모없는 갯벌에 불과하지만, 제2의 순천만습지가 되지말란 법은 없다. 개발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광포만은 지난해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조정 타당성조사’에서 국토환경성평가지도 및 생태자연도, 해양생태도 1등급을 받았다. 멸종 위기종 1급인 수달과 2급인 대추귀고둥도 서식하고 있다. 재두루미와 독수리, 물수리, 매,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 도요 등 철새들의 쉼터로 자리 잡았다. 또한 농어와 대구, 전어 등의 서식과 산란장소로도 적합해 어업인 들의 소득증대에도 한몫하고 있다. 그만큼 보존가치가 높고 활용가능성도 크다는 뜻이다.

여기에 매면 반복되는 남강댐 사천만 방류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진주시가 남강둔치를 공원으로 개발한 뒤 수위조절을 하고 있듯, 광포만이 국립공원으로 개발된다면 지금처럼 사천만으로 물 폭탄을 퍼붓는 일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국립공원공단측도 광포만은 생태공원으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하니,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있다. 사전에 충분한 의견 수렴이 없었고, 개발행위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시나 공단 측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수의 의견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다만, 광포만의 국립공원 편입은 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사천시로서는 반드시 추진해야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바다케이블카와 아쿠아리움, 그리고 순천만습지와 같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할 수 있다면 날개를 달수가 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말이 있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게 되듯, 지금 모두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병기(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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