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인구소멸 걱정하는 사천시
[현장칼럼]인구소멸 걱정하는 사천시
  • 문병기
  • 승인 2021.10.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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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이 있다. 떨어질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뾰족한 대책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천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가 2021년 출산율 0.84로 2년 연속 세계 꼴지를 기록하고, 많은 지역이 인구 감소 추세임을 감안하더라도, 사천시의 감소 속도는 이를 초월한다. 지난 1995년 옛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통합 당시 인구는 12만 3000여 명이었다. 하지만 올 6월 11만 3000여 명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25년간 어렵게 지켜온 11만명 벽도 조만간 허물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런 것은 ‘20만 강소도시’를 표방하며 인구증가에 사활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를 통한 인구 유입, 그리고 다양한 인구증가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결과는 초라한 성적표이고, 실망을 넘어 충격 그 자체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전국 광역 지자체 시·군·구·읍면동의 소멸위험지수’에서도 나타난다. 사천시는 지난 2013년 조사에서는 서포면이 소멸고위험지역으로, 곤명면과 곤양면, 축동면, 동서동이 소멸위험 진입단계로 분류돼 5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꼽혔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사천읍과 정동면, 사남면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축동면과 곤양면, 곤명면, 서포면, 동서동은 소멸고위험지역, 용현면과 선구동, 동서금동, 벌용동, 향촌동, 남양동은 소멸위험 진입단계로 분류됐다. 불과 7년 사이 1곳이든 소멸고위험지역이 5곳으로 늘어났고, 14개 읍면동 중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 11곳이나 된다는 것도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그 동안 사천시는 수산업에 의존해온 동지역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었다. 반면 공단이 있는 읍면지역은 꾸준한 증가세여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출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 지역 모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출인구가 전입을 넘어섰고, 사망자수가 출생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인구감소는 불가항력으로 사천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경남도내 인구소멸 위험 기초자치단체가 12곳이나 된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천시가 더 걱정스런 점은 39세 이상 청년인구의 유출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SPP조선을 비롯한 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 졌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항공제조업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지역경제가 침체일로를 걷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경제가 늙고 병들어 있는 데 인구가 늘어날리 만무하다. 공공기관 직원 전입 및 사천 주소 갖기 운동, 공무원 주소 이전 등 형식적이고 수박 겉핥기식 대책으론 미봉책도 되지 않는다. 지금껏 실현 불가능한 대책으로 허송세월만 보낸 건 아닌지, 막연한 기대감으로 ‘희망고문’만 한건 아닌지, 전반적인 인구증가정책들을 뒤돌아보고 새로운 대안들도 마련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인구소멸’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라 자부하는 사천시로서는 부끄럽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사천시가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청년층의 인구유출을 억제하고 ‘인구정책팀’을 신설해 위기를 정면 돌파할 계획이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 탁상행정이 아닌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천시가 지금의 인구라도 잘 지켜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문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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