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91> 경북 문경 이야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91> 경북 문경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8.08.20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드라마 오픈세트장 풍경


올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더운 날들이 오래도록 계속되지만,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의 끝인 말복이 지났기에 입추가 지나 맞는 말복에 입추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더울지라도, ‘복(伏)’자의 의미를 살펴보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 엎드릴 정도로 더운 날로 해석할 수 있기에, ‘엎드린다’는 뜻을 담고 있는 삼복의 끝인 말복이 지났으니, 이제 곧 더위가 엎드리고 우리는 시원하게 일상을 즐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며, 살아있는 역사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문경으로 차를 달린다.

33번국도 67번지방도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어 달리며 경상북도 제1의 광업산지 문경으로 향하는데, 예년 같으면 많이 혼잡해야할 길이 한산한 것을 보면, 역시 올해 더위는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가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날 모처럼 늦잠으로 아침식사를 아주 간단하게 해결한 후 여유있게 길을 나섰지만, 아직도 왕성한 소화력은 벌써 좋은 음식을 주문하는 기별을 보내고 있어, 문경을 대표할만한 한식을 내는 길손한정식을 찾았다. 오랜 세월동안 식당을 운영한 사장님의 노하우가 담긴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었는데, 깔끔하고 정성스러움에 가마솥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석문의 반영
무신, 광개토왕 등을 촬영한 드라마오픈세트장


점심 후에는 우선 무더위를 한방에 날릴 수 있는 시원한 곳으로 가야 할 것 같기에 문경오미자테마터널을 찾았다. 계절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하여 금강산을 방불케 하여 문경의 소금강으로도 불리는 진남교반의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층암절벽, 강 위로 3개의 다리가 어우러진 풍경이 매우 아름다워 멋진 산수화를 이룬다는 경북팔경 중 제1경 바로 옆, 길이 540m의 폐철도 터널을 리모델링하여 문경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오미자를 테마로 하는 터널, 입구에는 까치 한 마리가 오미자를 물고 우리를 반긴다.

섭씨 15도의 시원한 냉기로 가득하고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문경오미자테마터널을 잠시 걸으며 레이저 쇼까지 감상한 후, 진남역철로자전거를 뒤로 하고 덥지만 잠시 고모산성으로 오른다. 고모산성은 마성면 신현리 고모산에 있는 골짜기를 포함 470년경에 축조한 산성으로, 이후 여러 차례 증축과 개축을 반복한 천연 요새인데, 총 둘레가 1.3㎞에 이르고 고모산성을 중심으로 마고산성 고부산성 희양산성 등이 분포하며 시대별 다양한 문화유산이 남아있다.

다음은 가은오픈드라마세트장이다. 문경모노레일카를 타고 폐 석탄더미 위로 올라오면 드라마세트장을 만날 수 있는데, 연개소문 무신 광개토왕 등 유명한 사극들의 옛 고구려 궁과 신라마을 안시성 등을 볼 수 있다. 바로 아래에는 가은읍의 폐광된 업소를 활용한 실제 광업소의 분위기와 갱도를 체험할 수 있는 석탄박물관이 조성되어 있으므로, 폐광 직전까지 활용했던 갱도에서 고생대 화석나라에서 온 거미박사의 설명을 들으며 갱도여행 거미열차를 타볼 수 있기에, 가족들과 함께 와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석탄박물관 전경


석탄박물관 야외전시장에는 무거운 물건을 위아래로 옮기는 기계인 권양기, 차체와 윤축으로 된 차량인 광차, 광차에 실려 있는 석탄을 쏟아낼 수 있는 티플러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순직 광산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진폐순직자위령비가 세워져 있고, 폐광 직전까지 활용되었던 실제 갱도를 전시실로 꾸민 갱내전시실에는 현대식 굴진막장과 기계화된 채탄막장, 붕락체험장 및 안전검사 광경, 구호활동 모습, 갱내식사 장면 등을 볼 수 있다.


 
주흘관


922번지방도를 따라 조금 더 오르면 국토해양부와 한국하천협회가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된 용추계곡이 있는데, 숲으로 둘러싸인 암석들이 인상적이며 용의 몸통을 닮은 선들이 멋스러운 백두대간 줄기인 대야산의 용추계곡은 암수 두 마리의 용이 암반을 뚫고 하늘로 올랐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용추폭포가 장관이고, 화강암반 한가운데 깊이 파인 소를 용추라 하며 용추 양쪽 바위에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할 때 남긴 비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더 신비롭다.


 
제1관문


용추계곡 외에도 선유동계곡 등의 비경들이 많이 있으나 이제 문경새재도립공원으로 달린다. 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는 새재는 한강과 낙동강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사회 문화 경제 및 국방상의 요충지였다.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다고 명명한 새재에는 임진왜란 후 조령관 조곡관 주흘관의 관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았는데, 자연경관이 빼어나 멋진 트레킹코스로 인기 있고, 유적과 설화 민요 등이 가미된 문경새재오픈세트장도 중요한 볼거리이다. 제3관문에서 2, 1관문을 지나 옛길박물관까지 흙길 밟아 더 정겨운 문경새재 과거길을 완주한 후, 임꺽정 손두부가든에서 약돌한우 두부전골을 안주 삼아 시원한 동동주 한 사발 마시며 무더위 속의 문경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진주고등학교 교사



 
길손한정식 상차림.
오미자 터널
한우두부전골 상차림.
고모산성
갱내
갱내식사
가은오프세트장모노레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