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 삼천포여중 관현악단의 부활
[행복한 도전] 삼천포여중 관현악단의 부활
  • 임명진·박현영기자
  • 승인 2018.06.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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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많은 여중생들의 ‘열정 협연’

“연주를 잘 하고 못하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라 뜨거운 열정이니까요”


72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삼천포여자중학교. 여자농구로 전국을 제패한 이 학교에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들에게 행복의 음악을 선사하는 멋진 소녀들이 있다.

자신의 키보다 훨씬 더 큰 무거운 악기를 연주하면서도 정말 재미있다며 활짝 웃는 서현이, 소리가 너무 좋아서 초등학교부터 첼로를 시작했다는 예인이, 친구가 한다기에 따라갔다 얼떨결에 연주를 시작한 유은이 등등,

삼천포여중 관현악단은 이런 개성 있고 재능 있는 57명의 부원들이 모여 있다.

관현악단은 여러 사정으로 그동안 활동이 지지부진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으로 외부 공연도 나가고, 대회 참가도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정호영 교장과 오환용 음악교사가 부임하면서 부터다. 오 교사가 지난해 9월 부임했을 당시 관현악단 부원은 고작 10여 명에 불과했다. 오 교사는 곧바로 신입부원 모집에 팔을 걷었다.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받아들였다.
 

결정적으로 지난 3월에 정호영 교장이 부임하면서 관현악단 부활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정 교장은 학생들의 인성과 예체능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의 참여도 하나둘씩 늘어나며 음악실은 다양한 악기 연주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25분간, 그리고 점심시간에 악기 파트별로 연습을 하고 전체 합주는 매주 수, 금요일 점심시간에 함께 모여 진행한다.

관현악단은 아이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자신감이 커졌고 성격도 한층 밝아졌다. 연주를 통해 서로 도와가며 함께 하는 법을 배워 나가고 있다.

악장을 맡고 있는 가은(3년)이는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이 우리 공연을 보고 즐거워해 정말 기뻤다. 다 같이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호흡을 맞춘 시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나윤이는 “요양원에서 공연한 순간이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옛날 곡이나 신나는 곡을 연주하면 다 같이 박수치고 좋아해 주셔서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미미(2년)는 “우리 관현악단이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 학교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활동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은 10월에 있을 경남도교육청 주최, 학교예술교육발표회에 참가하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학교도 적극적이다. 공부에 방해가 될까 별도의 연습시간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대신 점심시간에 가장 먼저 식사를 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악기별 강사를 초빙해 바이올린은 월요일과 토요일, 플롯은 월요일, 첼로와 더블베이스는 수요일 오후에 각각 레슨을 실시하며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달 26일 학교와 자매결연한 복지시설 ‘사천 행복한 집’을 방문, 짜릿한 첫 외부 공연을 했다. 학교 합창단과 함께 한 공연은 어르신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손녀의 마음이 돼 ‘사랑의 인사’와 ‘카르멘 서곡’을 선보였다.

설렘과 기쁨 등 만감이 교차한 아이들의 공연은 생각보다 성공적이었다. 손녀 뻘 되는 이들의 공연에 복지관 어르신들도 힘찬 박수를 보내며 기뻐했다.

오 교사는 “아이들이 너무 대견하다. 그전에는 공연을 꿈도 꾸지 못했는데, 그동안 자발적으로 연습도 하고 열심히 노력했다. 9월에는 산청의 한 요양병원과 인근 삼천포 노인회관에서도 연주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천포여중은 위문공연을 학교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학교 내에 합창단과 관현악단으로 새로이 예술단을 창단하면서 학생들의 인성 교육 차원에서 위문공연을 적극 진행하기로 했다.

정호영 교장은 “학교 분위기가 더 밝아졌다. 살아가면서 악기 하나를 가지고 즐겁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칠 수 있어 교육자로서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예체능 특기 하나는 익히고 졸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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