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다]'작은학교' 진주 한평초교
[학교에 가다]'작은학교' 진주 한평초교
  • 임명진
  • 승인 2015.03.1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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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왕따 우리 학교에는 없어요”

▲ 진주 한평초등학교는 전교생 14명으로 진주지역의 학교들 중에서 가장 작은 규모다.

 

 
전교생이 14명뿐인 농어촌 소규모 학교.

아름다운 진양호에 자리한 한평초등학교(교장 양병모)는 진주의 학교들 중에서 그 규모가 가장 작은 학교다.

그런 이 학교가 지난 2일 새내기 1학년 1명을 맞이하는 아주 뜻깊은 입학식을 가졌다.

1명의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해 전교생과 교직원, 총동창회장, 사무국장, 학부모회장 등 학교와 관계된 이들이 모두 참석했다. 신입생에게는 동창회 등에서 마련해 준 장학금 100만원이 함께 지급됐다.

이 한 명의 신입생이 반가운 것이 입학식이 열리기 전만 해도 올해 신입생은 0명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뜻밖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그 자녀가 이 학교로 입학을 하게 된 것이다.

도심의 어떤 학교는 밀려드는 전입학생들로 학급 과밀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한평초등학교에서는 정말 꿈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그런데 올해 4명이 졸업하고, 1명이 입학을 했으니 전교생은 또 14명으로 작년보다 줄었다.

올해는 학급수가 4학급으로 줄었다. 1학년과 3학년은 학생이 겨우 1명씩 뿐이다. 올해부터 1학년은 4학년과, 3학년은 6학년과 복식수업을 한다.

학급이 줄면서 작년까지 있던 교감 자리도 올해는 없어졌다. 교장과 6명의 교직원들이 학생들 지도 관리에 여념이 없다.

 
▲ 진주 한평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1, 4학년과 3, 5학년은 두학급을 합쳐 3명이하로 현재 복식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한평초등학교. 의외로 역사가 깊다.

광복 직후인 1946년 설립한 한평초등학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당시 진주시 대평면은 한평, 대평, 마동, 신풍 등 4개의 초등학교가 있었으나 1969년 남강댐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한평초등학교로 통폐합됐다.

하지만 이후 학생수가 줄기 시작해 지금은 전교생을 다 합쳐도 14명에 그치고 있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대평면 일대에서 하우스 시설 작물 재배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바쁜 농사일로 학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학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등·하교에 어려움이 있다는게 걸림돌이다.

한평초등학교는 67년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교육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

종합학습실, 과학실, 컴퓨터실 등이 개설돼 다양한 방과후 학교 개설이 일대 일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역 여건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학습도 이 학교만의 강점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단 후원으로 영어와 축구나 무용, 승마체험 등의 특기 신장을 연중 시행하고 있다.

 
▲ 진주 한평초등학교는 다양한 특기 적성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악이나 스포츠 등 다양한 경력을 갖춘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한평초등학교는 지난 해 활발한 대외수상으로 학교의 이름을 빛냈다.

과학탐구대회, 전국시조창경창대회, 백일장, 시조창, 글짓기대회, 문예대전 등지에서 꾸준히 입상자를 냈다.

뭐니해도 이 학교의 최대 자랑거리는 가족같은 친목을 들수 있다. 학교폭력이나 왕따 같은 단어는 이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단어다. 동창회의 남다른 모교 사랑도 돋보인다.

5학년 정연태군은 3학년때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연태군은 “전교생은 적지만 시내 학교보다 선생님과 친구들간의 관계가 훨씬 친밀하고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교사들의 노력으로 그만큼 학생과 교사와의 거리가 돈독해지고 일대일 지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남상민(6년)군도 “친구가 별로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후배들을 챙기는 것도 고학년의 몫”이라면서 “저학년들을 데리고 같이 공부하고 놀아주다 보니 선후배간의 정이 다른 학교보다 훨씬 돈독하다”고 자랑했다.

학교측도 작은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조정민 행정실장은 “학교에서의 각종 지원이 도심학교보다 훨씬 잘돼 있다. 동창회 지원 뿐만 아니라 작은 학교다 보니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그만큼 다양하다”고 말했다.

올해 학교의 최대 현안은 역시 학생수 확보다.

다른 학교에서는 큰 목표도 아니지만, 이 학교는 전교생 30명이 목표다.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내년에도 6학년 2명의 졸업이 예정된 가운데 신입생 확보가 관건이다.

양병모 교장은 “농촌학교도 운영하기에 따라서 도시학교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면서 “한평초등학교가 다시 활성화되고 지역의 기관으로서 자리매김 하려면 대평면 전체가 학교살리기에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 진주한평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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