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거나 알뜰하거나' 반전있는 희귀 철새
'화려하거나 알뜰하거나' 반전있는 희귀 철새
  • 경남일보
  • 승인 201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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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생명신비여행 <25>희귀조 긴꼬리때까치
나뭇가지에 휴식하는 긴꼬리때까치
나뭇가지에 휴식하는 긴꼬리때까치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창원 주남저수지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몇년전 갈대숲에 낮선 녀석이 저수지 이곳저곳을 누비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 발견했다. 녀석은 한번 도 주남저수지에서 발견 된 적이 없는 희귀조 긴꼬리때까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길 잃은 새 ‘미조(迷鳥)’로 알려져 있는 매우 귀한 녀석이다.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때까치과의 새는 지구상에 총 81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6종의 때까치류를 볼 수 있는데 긴꼬때까치는 무척이나 보기 힘든 녀석이다. 오늘의 탐조여행의 주인공은 먹이를 뾰족한 나뭇가지나 철조망 등에 꽂아 두는 습성을 가진 긴꼬리때까치다. 한 겨울 이곳 저수지를 찾아온 녀석은 우리나라 텃새인 때까치보다 긴 꼬리와 짙은 눈썹이 특징이다.

꽁꽁 얼어버린 저수지에는 때까치가 겨울을 보내기는 무척이나 힘들 것 같아 녀석이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먹이를 주기로 했다. 아침 일찍 오리고기를 사서 주남저수지로 달려갔다. 역시나 녀석은 갈대숲에 앉아 먹이를 찾고 있었다. 오리고기 몇 점으로 저수지 얼음 위에 던지고 녀석의 동태를 살폈다.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오리고기가 얼음 녹일 때 즈음 녀석이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은 부리로 고기를 콕콕 찔러 보다가 고기 한 점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운다. 고기 몇 점을 다시 던져주고 녀석의 행동을 기다렸다.

배가 고팠는지 고기 몇 점을 그 자리에서 먹어 치우고 나서야 녀석은 고기 한 덩이를 물고 갈대숲으로 사라진다. 먹이를 저장하는 본능이 발동했는지 고기 덩이를 숲속에 감춰둘 속셈이다. 계속 고기를 던져주자 녀석을 기다렸다는 듯이 고기를 물고 갈대숲 속에 숨겨두고 다시 날아온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저장을 해 둬야겠지. 욕심꾸러기 녀석 던져준 고기를 모두 저장하고서야 나뭇가지에 앉아 휴식을 한다.
 
오리고기를 먹고 있는 긴꼬리때까치
오리고기를 먹고 있는 긴꼬리때까치
먹이를 물고 날아가는 긴꼬리때까치
먹이를 물고 날아가는 긴꼬리때까치


한참동안 휴식을 한 녀석은 얼음위에 남아 있는 고기를 다시 갈대숲 속에 숨기기 시작한다. 혹시 감춰둔 먹이가 다른 녀석에게 들킬세라 꽁꽁 숨기고 다시 돌아와 먹이를 물고 갈대숲으로 날아간다. 녀석은 이번 겨울을 풍요롭게 날 수 있을 것이다. 곳곳에 감춰둔 먹이로 겨울을 나고 봄이 오면 번식지로 돌아갈 것이다.

낮선 이곳 주남저수지를 처음 찾아온 긴꼬리때까치는 날씬한 몸매를 가졌다. 머리꼭대기와 뒷목은 회색이고, 눈 주위는 검정색 아이세도우를 카리스마 있게 치장을 했다. 몸길이는 25cm 정도이며, 부리는 검은색이고 기부는 살구색이다. 멱과 목 그리고 가슴은 흰색이며, 날개덮깃과 허리는 적갈색이고, 날개에는 흰색 또는 발은 갈색의 점이 있다. 꼬리는 검은색이며 다른 때까치보다 길다.

녀석의 주요서식지는 관목이 무성한 곳이나 경작지 등에 서식하며 먹이는 주로 도마뱀, 설치류, 작은 새, 곤충 등을 잡아먹는다. 먹이가 부족 할 때를 대비해 나뭇가지나 철사에 꽂아두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이 투철한 새다. 녀석은 애써 잡은 먹이를 곳곳에 숨겨두었다가 잊어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날 때는 파도처럼 굽이치듯이 날지만 먹이를 사냥 할 때에는 곧고 단호하게 날아간다.

긴꼬리때까치는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12월에 충남 대호방조제에서, 1999년 10월에 전북 만경강에서 확인된 기록이 있다. 2003년 8월에 제주도에서 관찰된 기록이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확인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2010년 1월 주남저수지를 찾아와 월동을 했지만 최근에는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었다. 한겨울 먹이주기로 행복한 겨울을 보내고 돌아간 진객 긴꼬리때까치를 또 다시 보고 싶다.

/경남도청 공보관실

주위를 살피는 긴꼬리때까치01
주위를 살피는 긴꼬리때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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