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매직아이 "내 모습 보이나요"
숲 속의 매직아이 "내 모습 보이나요"
  • 경남일보
  • 승인 2013.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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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생명신비여행 <22>위장의 명수 쏙독새
포란중인 쏙독새01
포란중인 쏙독새
 
 
 
지난 여름은 무척이나 긴 여름인 것으로 기억된다. 예년에 비해 마른장마로 숲속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도 올해에는 힘든 여름을 보냈다. 지난 6월 한 여름에도 얼음이 꽁꽁 어는 밀양 얼음골 계곡에서 특이한 새 울음소리가 숲의 정적을 깨웠다. ‘쪽쪽 쪽쪽 쪽쪽 쪽쪽’ 그 울음소리는 위장술의 대표주자로 오늘의 생명여행의 주인공 쏙독새다.

어릴 적 마을 뒷산에서 밤마다 ‘쪽쪽 쪽쪽 쪽쪽 쪽쪽’. 정겹게 들려오던 이 소리는 과연 누구의 소리일까 무척이나 궁금해 한 기억이 난다. 그 궁금증은 세월이 흘러 새의 울음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탁월한 위장술로 무장해 사람들에 눈에 띄는 일이 거의 없다. 새소리는 들리지만 그 새를 만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쏙독새가 지난 6월 중순 밀양 얼음골 숲에서 어렵게 확인했다. 이 녀석은 뛰어난 위장술을 갖춘 외모 탓에 숲에서 관찰하기에는 무척이나 어려운 녀석이다. 흔한 여름철새이지만 아직 이 녀석에 대한 정보는 보잘 것이 없는 실정이다. 야행성으로 주로 낮에는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의 가지에 앉아 휴식을 한다.

나뭇가지와 같은 방향으로 가슴을 붙이고 납작 엎드려 꼼짝하지 앉아 언듯 새인지 나뭇가지인지 착각할 정도로 보호색이 뛰어나다. 밀양 얼음골 계곡에서 찾았던 이 녀석은 이끼가 낀 바위 끝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영락없이 바위로 착각하기에 충분했다. 눈을 감고 미동도 없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은 천적의 눈을 속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쏙독새알01
쏙독새 알
갖 부화한 새끼 쏙독새01
갖 부화한 새끼 쏙독새
 

쏙독새는 날 때 긴 꼬리와 날개, 빠른 비행이 특징적이다. 낙엽처럼 보이는 무늬와 흑갈색의 깃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수컷은 날개 끝과 꼬리 끝 그리고 가슴에 뚜렷한 흰색 무늬가 있다. 암컷은 날개와 꽁지에 흰색 얼룩이 없고 멱에는 흰색 대신 붉은 갈색 얼룩이 있다. 몸길이 약 29cm 정도이며 큰 눈과 넓은 입을 가졌으며 입 양쪽에는 먹이사냥 시 레이더 역할을 하는 털이 잘 발달해 있다.

세계적으로 83종의 쏙독새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이 녀석이 유일하다. 이끼가 덮힌 바위 끝에 눈을 감고 있는 이 녀석은 틀림없는 숲속의 강심장 쏙독새다. 둥지를 만들지 않은 녀석은 솔잎과 상수리나무 잎 위에 밝은 베이지색 바탕에 갈색과 회색 무늬가 있는 알 두 개를 낳고 알을 품는 중이다. 땅 바닥에 낳은 알 크기는 메추리알보다 조금 큰 편이다.

어미가 둥지를 짓지 않은 것은 아마도 자신의 뛰어난 보호색과 의태 행동의 연기력을 갖춰 천적을 방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아닐까? 둥지 근처에 천적이 출현하면 어미는 온몸을 비틀며 천적을 둥지에서 먼 곳으로 유인한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천적을 유인하는 진한 모성애를 발휘한다.

주로 단독으로 생활할 때가 많으며 어두워지는 초저녁부터 숲에서 탁 트인 곳으로 나와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곤충을 사냥한다. 산란기는 5~8월경이며 한배에 두 개의 알을 낳는다. 19일 정도 알을 품고 새끼를 돌보는 기간은 5일 정도다. 먹이는 주로 나방, 딱정벌레, 물매미, 벌, 메뚜기 등의 곤충류를 사냥한다.

쏙독새는 쏙독새목 쏙독새과의 여름철새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우수리, 아무르, 몽골 등지에서 널리 번식하고 중국(남부),필리핀, 인도차이나반도, 말레이반도, 보르네오섬, 자바섬, 뉴기니 섬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경남도청 공보관실

완벽한 위장술로 무장한 쏙독새
완벽한 위장술로 무장한 쏙독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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