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 아래서 '삶'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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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용인
  • 승인 2013.02.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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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특수교육, 네팔에 희망 심다 (상)
네팔 아마르 싱 학교
지난달 31일 네팔 포카라시내에 있는 아마르싱 학교에서 현지 특수교사 60여명이 한국 교사로부터 특수교육 수업을 받고 있다.네팔=황용인기자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의 이름에 걸맞게 아직도 모든 것이 열악한 최빈국 네팔. 경남도교육청과 창원대는 1월 28일부터 2월 1일까지 새로운 미래가치를 향한 열망과 변화를 통한 번영을 기대하고 있는 네팔에 ‘경남특수교육’이라는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 이에 본보에서는 경남특수교육이 네팔에 희망을 던진 의미와 경남특수교사의 활동사항 및 소회 등을 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세계 최빈국으로 해외 지원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네팔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 중에서 단연 부각되는 것은 교육적인 환경이다. 이에 따라 경남도교육청과 창원대는 네팔 교육부와 네팔 국립대학교인 트리부번대학교와 함께 손을 맞잡고 네팔 교육환경 혁신과 변혁에 나섰다. 경남도교육청은 여기에 경남특수교육을 보급, 확산시키고 있다.

경남특수교육이 네팔에 희망의 씨앗을 심게 된 계기는 지난 2011년 9월 창원대학교와 국제학술교류협약 체결에 합의한 네팔 트리부번대학교가 경남도교육청을 방문해 자국의 교사들에게 특수교육과 유아교육 관련 연수 지원 등에 대한 교육협력 협의를 희망하면서부터.

네팔 트리부번대학은 자국의 특수교육과 유야교육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경남도교육청의 특수교육 정책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이에 경남도교육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특수교육 관련 담당 장학사를 비롯해 특수교사 8명 등으로 구성된 특수교육 국제교류지원단을 현지 특수교사를 상대로 연수하기 위해 네팔에 파견했다.

그 동안 네팔과의 활발한 교류를 가졌던 창원대도 특수교육과 교수를 비롯해 학생들로 구성된 해외봉사단을 네팔 현지에서 파견, 2주 동안 장애인 학교 등지에서 봉사할동을 벌였다.

경남특수교육이 최빈국인 네팔에 희망의 씨앗을 뿌린 것은 시작에 불과했지만, 참여한 특수교사들은 미래에 대한 가치 창조와 결실에 위한 밑거름으로 생각하며 육체적인 고통을 감내 한 채 각자의 책임과 임무를 수행했다.

◆최빈국 네팔에 경남특수교육 초석 다져 .

경남도교육청 고영진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 도착한 뒤 곧 바로 네팔 교육부를 방문해 창원대 이찬규 창원대 총장과 함께 네팔 교육부와 트리부번대학교 등 4개 기관과의 다자간 국제교류 협약을 논의했다.

네팔 교육부 솜 랄 슈베디 차관이 주재한 이날 협의에는 고 교육감을 비롯해 이찬규 총장과 경남농협 전억수 본부장, 트리부번대학·창원대 교수,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학연구소 개소와 공적개발원조, 한국의 교육 시스템 및 자원과 경험 등을 전수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국제교류협약 체결에 따른 합의점을 찾은데 이어 실질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실무자 협의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수베디 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비약적인 성장과 높은 교육열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며 “앞으로 다자간 국제교류를 통한 특수교육 분야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증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영진 교육감은 “부존 자원이 없는 한국의 발전은 기적이 아닌 높은 교육열이 기반이 됐다”며 “지금까지 ‘교육만이 희망’이라는 철학으로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네팔의 변화와 발전도 교육에 기인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자간 국제교류협약이 논의되기까지는 네팔 트리부번대학의 역할이 지대했다.

네팔은 학령기 학생이 400만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중에서 장애인 학생이 17%에 가까운 65만명에 이르는데다 중증 장애인이 7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선진국인 경우 장애인 출현율 2%~2.7% 정도에 불과하지만 네팔은 장애인 출현율이 16~17%대에 이를 정도로 높은 장애인 발생의 생태를 안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는 트리부번대학이 특수교육과 유아교육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경남도교육청을 방문해 자국의 현지 교사들에게 특수교육과 유아교육 관련한 연수지원 등에 대한 협력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인종·언어를 넘어 하나 된 교육공동체

경남도교육청은 네팔 트리부번대학의 협력 희망에 대해 몇 개월간의 심사숙고 끝에 흔쾌히 수락한 뒤 특수교사 선발과 다양한 프로그램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도교육청은 그 동안 도내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워크숍과 연수 등 다양한 선발과정을 통해 8명의 특수교사를 선발하고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4일까지 10박11일간의 일정으로 개발도상국 교육분야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의 일환으로 특수교사를 네팔에 파견했다.

네팔 현지에 도착한 특수교사 장학관·장학사와 8명의 특수교사는 네팔 교육부가 포카라 지역을 중심으로 6개 주(州)에서 선발한 60명의 현지 특수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특수교육과 관련해 연수를 실시했다.

네팔의 제2도시인 포카라 아마르 싱 스쿨(Amar Singh School)에서 만난 국내 특수교사 8명과 현지 특수학교 교사 60여명의 만남은 인종·언어를 넘어 하나의 교육공동체를 이뤘다.

현지에 파견된 특수교사들은 전공과목을 중심으로 ▲개별화교육 프로그램(IEP) ▲교수학습 자료 ▲교수학습지도안 작성하기 ▲자폐아동의 지도 ▲지적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진로직업교육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특수교육과정과 특수학급 운영 등 분야별로 강의를 맡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수료식에 앞서 25년 동안 교사에 몸 담아 온 룩 바하두르 구릉(Lok Bahaduh Gurng)교사는 “이번 장애인 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며 “짧은 기간 동안에 배운 것을 학생들에 잘 가르쳐서 글로벌 리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지은(31·여·양산 삼성초등학교)교사는 “네팔 현지 교사들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장애인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은 동일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특히 새로운 것에 대한 신비감도 있겠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따뜻한 마음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교육만이 희망’ 바이러스 네팔 곳곳에 전파

네팔 포카라에서 가진 특수교육은 현지 교사들이 한 가지라도 더 배우기 위해 초롱초롱한 눈망울도 감동이었지만 ‘교육만이 희망’이라는 바이러스를 국내 특수교사의 역할도 빛났다.

특수교사들은 국내에서 가져간 교재·교구가 500kg를 넘었지만 현지 교사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기에 힘들고 피곤함이 모두 사라졌다고 이구동성으로 표현했다.

창원천광학교 하윤태 교사는 “자폐아동의 지도 교육 강좌가 끝나면 현지 교사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소그룹을 형성해 가지고 2시간 가까이 그날에 배운 강좌 내용을 연합해서 워크숍을 하는 과정을 보았을 때 매우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뿌듯해 했다.

개별화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한 마천중학교 김지현 교사는 “개별화 교육 프로그램의 개념이 생소한 현지 교사들은 다소 어려워하면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호응에 정말 감동을 받았다”는 소회를 밝혔다.

특히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탄곶에 있는 춘대비학교 유치원과 국내 선교사가 설립한 장애아동 특수학교인 ‘밀알학교’ 에서 2주 동안 봉사 활동을 펼친 창원대 해외봉사지원단은 장애인 학생들의 대소변 수발도 주저 없이 처리하는 등 한국의 희망 바이러스를 전파하기에 충분했다.

창원대 특수교육과 정대영·한경임 교수는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라에서 ’특수교육의 토대와 이해‘란 주제에 따른 장애의 개념과 특수교육대상의 유형, 네팔 특수교육의 과제, 장애아동 진단 평가 도구 개발 등에 현지 장애인 교사들에게 강의해 한국의 특수교육이 네팔 곳곳에 희망을 심었다.

황용인기자 yong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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