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모험과 도전

윤재환 의령예술촌장

2024-09-19     경남일보


중학교 2학년인 열다섯 살 때 영국의 작가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읽었다. 무인도에 조난당하면서 벌어지는 생존기로 28년 만에 그 섬을 탈출한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에 모험심이 강하고 그 모험심이 발동해 뭔가를 도전하게 만들었다. 호기심이 생기고 그 호기심이 또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가보고 싶은 곳은 가보게 하고, 하고 싶은 일은 해보도록 했다.

중학교 2학년이었던 그 시절에 탁상시계가 있었다. 시간이 가는 게 궁금해서 시계를 열고 뜯어보았다. 그 시계는 망가졌고 결국에는 버렸다. 그렇게 해서 세 개의 시계를 망가뜨렸다. 그로인해 나는 시계가 어떻게 구성돼 있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원리를 알게 됐다.

그렇게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도전하고를 계속해서 행해 왔다. 실패가 두렵지 않았다. 도전이 자꾸 행해질수록 실패가 쌓이고, 그 실패가 쌓일수록 성공이 또 쌓였다. 한 번의 실패는 다음의 성공을 부르는 핵심이 됐다. 실패가 결국 성공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 실패가 다음의 성공을 부르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늘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고, 그 도전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이 나의 삶이다. 지금도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또 도전하고 그렇게 참다운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의미도 있고 그 의미가 또 가치를 높여주기에 인생은 늘 아름답다.

오래전 노고단 성삼재를 넘을 때 걸어서 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성삼재는 지리산 서쪽 1102m높이에 있는 재로 대개 천은사→성삼재 휴게소→달궁까지를 말한다. 마한 때 성씨가 다른 세 장군이 지켰다고 해서 성삼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8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을 하고 2017년 5월 31일 의령을 나섰다. 10일이 걸렸다. 지난 2019년 전북 완주군에 있는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1년간 연수를 받고 있을 때 3주간 주어진 여름방학을 활용해 의령까지 걸어서 왔다. 7일이 걸렸다.

그리고 퇴직을 하면 걸어서 대한민국을 한 바퀴 여행하고 싶었다. 2022년 6월 30일 오후 3시에 인생의 마지막 퇴근을 하고, 다음날인 7월 1일 의령을 나섰다. 3개월 예상을 하고 떠났는데 65일 만인 9월 3일 의령으로 되돌아 왔다.

모험은 늘 나를 도전하게 만들었고, 그 도전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모험을 생각하고 그 모험에 도전하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