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오야붕과 꼬봉인 나라

정영효 논설위원

2024-09-12     경남일보
오야붕이란 부모를 뜻하는 ‘親’이라는 일본어에, 위치·책임 등을 뜻하는 ‘分’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라고 한다. ‘부모의 구실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문자 대로 표현하면 결코 나쁜 의미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의미가 매우 나쁘다, 범죄 조직 안에서 온갖 나쁜 짓을 지시하는 우두머리나, 그의 지시 대로 행하지 않으면 그에 대응하는 응징을 가하는 무서운 존재다.

▶그들 집단에서는 항변하겠지만, 예로부터 비상식적인 행동·행위를 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힘없고, 약한 서민을 괴롭혀 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청소년집단부터 폭력조직, 범죄집단, 심지어 정치집단, 엘리트 사회집단까지 ‘오야붕과 꼬봉’이라는 위계질서를 유지하면서 선량한 서민을 괴롭히며, 생명까지 위협하며 무서운 사회가 우리나라다.

▶여기에 권력층이나, 사회적 지도층, 극렬한 지지층 등도 합세했다. ‘오야붕과 꼬봉’을 자신의 목적 달성에 악용하고 있다. 이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다. 무법천지다. “이게 나라냐”라는 겁먹은 목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 오야붕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매장되고, 몸이 아파도 힘 없는 서민이 갈 병원이 없는 게 우리나라다.

▶이 나라에서 불쌍한 존재는 힘 없는 서민이다. 서민을 힘들게 하는 ‘오야붕과 꼬봉’은 사라져야 할 존재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일상으로 오는 돈 없고, 빽이 없는 서민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부디 만들어 주길 오야붕·꼬붕에게 부탁한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