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전기차 지하 주차 ‘화재 공포’

이수기 논설위원

2024-08-06     경남일보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언제 불이 날지 모를 ‘화재 공포 불안’이 현실이 돼 결국 터졌다. 지난 1일 인천 청라아파트 화재서 보듯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순식간에 ‘용광로’가 되는 ‘열폭주’ 현상으로 드러났다. 섭씨 1000도이상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수조진압’이 아닌 분말소화기론 배터리 내부를 냉각시키지 못해 진화가 불가능하다.

▶공동주택 주거가 70~80%를 차지는 주거구조에서 전기차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위험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하다. 공동주택은 전기차 화재 시 단독주택과 달리 큰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아파트에 따라서는 지하에 전기차의 충전시설뿐 아니라 아예 주차까지 금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청라아파트 지하에 주차된 차량에 붙은 불은 8시간에 진화됐지만 주변 40대가 불에 탔고 100여대는 열손·그을림 등 무려 140대가 피해를 입었다. 연기 흡입 등으로 23명이 병원 이송되고, 아파트 단지 내 5개 동 480여 세대가 정전, 주민 일부는 임시주거시설서 밤을 지내는 등 쑥대밭이 됐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전기차 보급과 함께 화재 기술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사각지대에 놓인 전기차 지하주차 ‘화재공포’는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 충전기 지상이전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이수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