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거제시장, 선거법 위반 1심서 당선 무효형

2023-11-30     배창일
박종우 거제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종범)는 30일 오전 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로 불구속 기소된 박 시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무원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박 시장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둔 2021년 7월부터 9월까지 당원 명부 제공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등을 대가로 당시 자신의 SNS 홍보팀원 A씨를 통해 서일준 국회의원실 직원 B씨에게 3회에 걸쳐 13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관여한 혐의(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공소 사실 가운데 2021년 7월 당시 거제축협조합장이었던 박 시장이 A씨를 통해 300만원을 B씨에게 제공한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정성이 침해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만든 공직선거법 입법 취지에 비춰볼 때 엄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일부 무죄로 인정되는 점, 제공된 액수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당초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박 시장을 불기소했다. 그러나 사건을 고발한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법원에 재정신청을 청구했고, 7개월여 만인 지난 6월 인용 결정이 났다. 법원이 인용하면 검찰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반드시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검찰은 지난 달 23일 열린 박 시장 결심공판에서 별도 형량을 구형하는 대신 재판부에 ‘적의 판단(백지 구형)’을 요청했다. 적의 판단은 검찰이 구형하지 않고, 법원 판단에 맡기는 것으로, 검사가 형에 대해 특별한 의견이 없으니 법원이 형을 정해달라는 의미다.

박 시장은 선고 직후 “거제시민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항소를 통해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