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주택거래 늘어날까?

취득세 감면 확정, 실수요자 거래 나설 전망

2012-09-27     연합뉴스

 정부가 9·10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취득세 감면 방안이 국회에서 확정돼 추석 이후 주택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수요자로서는 내집 마련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투자 수요까지 따라붙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취득세율을 ▲9억원 이하 주택은 2%→1%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주택은 4%→2% ▲12억원 초과 주택은 4%→3%로 각각 낮추는 방안을 담은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양도세 감면안과 함께 9월 24일 이후 주택을 취득한 가구에 소급 적용될 예정이어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걷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연구소장은 "언제부터 세금 감면이 적용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추석 명절 이후 시장에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분명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시세보다 가격이 많이 싼 급매물은 지금도 조금씩 거래가 늘어나고 있어 세금 감면이 이런 추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실거주 수요가 투자 수요를 압도하는 상황이라 취득세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오랫동안 팔리지 않는 악성 매물이 소화돼야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도 물량이 넘쳐 최근 가격이 급락한 경기도 용인과 분당, 서울 목동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조만간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박 팀장은 진단했다.

 당초 정부안과는 달리 12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세율 인하폭을 낮추기로 했지만 해당 주택이 많지 않아 별다른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699만902가구 중 9억원 이하가 98%(683만1130가구)에 이르고 9억~12억원대 아파트(8만6067가구)와 12억원 초과 아파트(7만3705가구)는 각각 1%에 불과하다.

 다만 12억원 초과 아파트의 절대 다수인 7만722가구(96%)가 서울에 몰려 있어 침체의 골이 깊은 수도권 부동산의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현장에서는 대체로 취득세 감면 조치의 시행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S공인 관계자는 "국회에서 의결했다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손님이 한 분 전화해서 관심을 보였다"며 "대기 중인 실수요자가 조금씩 늘고 있어 추석이 지나고 나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P공인 관계자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있는데 감면안 확정이 안돼 다들 관망하고 있었다"며 "올해까지만 적용되는 혜택이라 수요자들이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침체와 경기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시장이 확 달아오르기는 어려울 것이 유력하다.

 박 팀장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성급한 이야기"라며 "베이비부머 은퇴와 세종시 출범에 따른 수도권 수요 공백 현상이 벌어지는 등 구조적인 수요 부족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소장도 "시장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가격 상승에 대한 전망이나 경제 전반의 불투명성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세가 따라붙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투자자들이 망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