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지도에 112 오류까지? iOS6 총체적 대란

2012-09-27     연합뉴스
 애플의 새 아이폰·아이패드용 운영체제(OS) iOS6가 부실한 지도 콘텐츠에서 112 긴급 신고전화 오류까지 발생해 총체적 대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애플은 치밀하게 소프트웨어 제품을 준비한 뒤에 출시해 경쟁사와 견줘 오류가 적은 것이 특징이었으나 iOS6에 와서는 오히려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iOS6는 이전 버전까지 써왔던 구글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빼고 내비게이션 전문업체 탐탐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직접 디자인한 자체 지도를 탑재했다.

 문제는 이 지도에 포함된 미국 이외 장소의 데이터가 부실하거나 부정확해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았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특히 그 정도가 심했다. 대통령 집무공간인 청와대가 청화대로 표기되는가 하면 국회와 대법원 등 주요 기관은 지도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강남역 일대와 명동 등 번화가도 애플 지도에서는 벌판처럼 나타났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도 지도에 없거나 검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멀쩡한 구글 지도를 왜 퇴출시켰느냐'며 이전 구글 지도를 계속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령 제한 콘텐츠를 차단하는 '국가별등급제한' 설정에서도 한국 대신 북한(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을 집어넣는 오류가 발생해 논란을 빚었다.

 아이패드에 포함된 시계 앱은 스위스 철도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무한히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급기야 25일에는 일부 이동통신사로 가입된 아이폰4S 제품을 iOS6로 업그레이드하면 112 신고전화가 119로 연결되는 치명적인 오류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번호라는 점에서 이로 인한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사고 상황이나 긴박한 범죄상황에서 112에 신고나 도움 요청을 했는데 연결되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성폭력 범죄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오류가 확인돼 대상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꼭 범죄를 겪지 않더라도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불안에 떨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리꾼들은 이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만 이런일을 겪은 게 아니었구나", "심각한 문제인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요" 등경험과 의견을 올리며 불안감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