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항공MRO산업의 비상(飛上), 이제 시작이다
[현장칼럼]항공MRO산업의 비상(飛上), 이제 시작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10.0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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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서부취재본부장
문병기 서부취재본부장


모두가 불가능 할 것이라 생각했던 항공MRO사업이 빠르게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 유일의 항공MRO 전문 업체 한국항공서비스(KAEMS)가 설립 6년 만에 흑자 전환이란 쾌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KAEMS는 2018년 7월 KAI를 포함한 7개 사가 135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국내 유일 정부 지정 항공정비 전문기업이다. 대한민국 항공 산업 육성을 목표로 불모지였던 국내 항공MRO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항공MRO 전문업체가 없어 연간 약 1조 원 규모의 정비를 해외 전문 업체에 의존해 왔으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안전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상태였다.

모두의 기대와 우려 속에 KAEMS는 출발했지만 장밋빛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었다. 항공업계는 진입장벽이 높다. 특히 MRO사업은 군과 대형 항공사가 직접 수행하고 있는 데다, 공장 설립이나 물량수주, 고객 신뢰 확보 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KAEMS는 단기간에 매출 증가와 손익 개선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상당히 희망적인 요인이 아닐 수 없다.

KAEMS는 2019년 매출이 61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다 2021년 185억 원, 2023년 375억 원으로 급상승하더니 올해는 6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설립 6년 만에 매출이 10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매출 증가는 영업이익으로 이어졌다. 2019년 86억 원 적자를 시작으로 2021년 108억 원 적자로 방점을 찍은 뒤 올해는 최소 수십억 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항공 산업의 특성상 흑자도달에 통상 10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경영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데는 경영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민항기 정비사업의 손익 구조를 개선하고, 조립·개조·성능개량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는 등 만성적인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 구조의 대대적인 개편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설립 3년 9개월 만에 보잉의 B737 등 민항기 기체 중정비 누적 100대를 달성했다. 정비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자 일본 피치항공사 등 해외 항공사의 중정비 의뢰가 줄을 이어 현재 140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정비 사업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반납정비 사업과 화물기 개조(PTF)사업은 물론 인천 공항을 중심으로 라인 정비 사업, 항공사 정비 부품 판매 사업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민수뿐만 아니라 헬기, 해상초계기(P-3CK), KF-16 등 전 분야의 군수정비도 수행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유일의 ‘항공기정비종합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 항공 MRO시장 규모가 연간 4조원인데 반해, KAEMS의 올해 매출은 고작 600여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갈 길은 멀고 가시밭길이란 뜻이다.

2030년 아시아 태평양 항공MRO 시장 규모는 50조원 이상으로 전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세계 항공MRO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2%로 미미한 수준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항공MRO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 위해서는 ‘항공MRO 토털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나기 위한 KAEMS의 피땀 어린 노력,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지속돼야만 가능하다.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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